‘대북강경파’ 골드버그 주한美대사, 바이든 방한전 부임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6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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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만장일치 인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일 방한을 앞두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미국 상원의회 인준 절차가 마무리됐다. 미 의회의 극심한 여야 갈등 속에 전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안을 처리한지 하루 만에 초고속으로 인준안이 통과된 것이다. 골드버그 지명자가 한미 정상회담 전 공식 부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16개월 만에 주한 미국대사 장기공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골드버그 지명자와 캐롤라인 케네디 주호주 미국대사 지명자 등에 대한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당초 이날 상원 본회의에는 골드버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정식 안건으로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램 이매뉴엘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해 11월 3일 상원 외교위에서 인준안을 처리된 지 40일이 지난 지난해 12월 18일에야 본회의에서 인준안이 가결된 바 있다.

골드버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속전속결로 통과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가운데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면서 장기 공석 상태인 주한 미국대사를 서둘러 파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마련된데 따른 것.

특히 친(親)한파로 꼽히는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조지아주)은 이날 본회의에서 발 골드버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 상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오소프 의원은 “북한이 한국 뿐 아니라 역내 미국의 동맹국은 물론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탄도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안보 파트너”라며 “한국과의 동맹관계는 세계에서 미국이 맺고 있는 양자 관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의 동맹은 미국에 반드시 필요하며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는 주한 미국 대사를 인준해야 한다”고 했다. 오소프 의원이 발언에 본회의 진행을 맡은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이 인준안을 상정했고 구두 표결로 가결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협력사절단으로 한국을 찾았던 오소프 의원은 올해 35세로 2020년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뽑힌 인물.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축하사절단으로 한국을 찾는 소설 ‘파친코’ 이민진 작가를 따로 만나는 등 평소 한국 문화와 역사에도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인준안이 처리되면서 골드버그 지명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임명장을 받으면 임명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현직 콜롬비아 대사를 맡고 있는 골드버그 대사는 아직 콜롬비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의회 인준안이 통과된 뒤 대사로 공식 부임할 때까지는 2주 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골드버그 지명자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하는 20일 전 부임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한 미국대사는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사퇴한 이후 16개월째 공석인 상황이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골드버그 대사는 버락 오마바 행정부 시절인 2009~2010년 국무부에서 유엔(UN)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을 총괄하는 등 대북제재 전문가로 꼽힌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지난달 7일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으로 규정하며 북한이 반발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CVID)’를 강조하는 등 대북 강경 입장을 보여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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