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대란에… 유럽 마트 “1인 3병만 팝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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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바라기씨유 우크라 의존… 전쟁 장기화에 식용유 품귀 심각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제한 겹쳐… 英-스페인-벨기에 등 판매제한

지난달 23일 영국 애슈퍼드의 슈퍼마켓 내 식용유가 진열된 선반에 1인당 구매를 3개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애슈퍼드=AP 뉴시스
지난달 23일 영국 애슈퍼드의 슈퍼마켓 내 식용유가 진열된 선반에 1인당 구매를 3개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애슈퍼드=AP 뉴시스
세계 해바라기씨유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담당해온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지속되면서 식용유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영국 스페인 그리스 터키 벨기에 등 유럽 각국 대형마트에선 1인당 구매 가능한 식용유를 2, 3병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국제 무역 데이터 분석 사이트 ‘경제복잡성관측소(OEC)’에 따르면 전 세계 해바라기씨유 생산의 46%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가 올 2월 말 시작된 전쟁으로 해바라기씨 추수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 인도네시아까지 국내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팜유 수출을 제한해 세계 시장의 식용유 공급량은 더욱 줄었다.

식용유 수입량의 83%를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에선 품귀 현상이 본격화됐다. 영국의 대표적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의 식용유 진열대에는 ‘식용유 판매량을 1인당 3병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다른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 모리슨스는 2병까지로 제한했다.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지난달 29일 “식품업계는 영국 내 해바라기씨유가 몇 주 안에 바닥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식품업계는 해바라기씨유 대신 팜유와 콩기름을 사용하고, 바이오디젤 시장에서 주로 쓰던 유채씨유를 식용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아직까진 비축분으로 버티고 있지만 조만간 식용유 부족 사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식용유 가격 급등에 제빵업계도 혼란을 겪고 있다”며 다양한 요리에 두루 쓰이는 식용유 공급난은 미국 식품시장 전반에 영향을 줘 물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식용유 대란#유럽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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