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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尹대표단 “DJ-오부치 선언 계승” 친서 전달… 기시다 “한일관계 개선 더는 못미뤄”

입력 2022-04-27 03:00업데이트 2022-04-2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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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日대표단 “관계발전 노력 공감”
기시다 “징용기업 자산문제 해결을”
기시다 총리에 尹당선인 친서 전달 한일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26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정 부의장, 기시다 총리,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한일정책협의대표단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26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에 공감했다고 대표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압류와 현금화는 안 된다며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대표단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대표단에 말했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25분간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관계의 합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내용이 친서에 포함됐다고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 내용이 담겼다.

기시다 총리는 대표단에 “한일, 한미일의 전략적 제휴가 지금처럼 필요한 때가 없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은 더 이상 기다릴(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정 부의장은 “강제징용 기업의 자산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갖고 있는 엄중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며 “모든 당사자가 수용 가능한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일한(한일) 관계를 중시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해야 한다”면서도 “1965년 국교 정상화에 기반해 일한(한일)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징용 문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대표단에 전했다. 나라와 나라 간 약속을 지키는 건 기본”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기시다 총리가 참석할지에 대해 정 부의장은 “일본이 결정할 문제로 초청은 없었다”면서도 “일본이 참석 의사를 보내 오면 성의를 다해 모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한일 격리면제 등 긍정 답변”… 징용해결 요구는 되풀이




尹대표단, 日총리 25분간 면담
“강제징용문제 입장 반복했지만 한일관계 개선 못 미룬다고 밝혀”
양국, 尹취임식 ‘기시다 초청’ 신중… 日측 “검토중이지만 어려운 문제다”
日내부, 대표단 면담 시기상조론… “美가 日에 면담 성사 압력” 분석




26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성사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일정책협의대표단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면담은 25분간 짧게 이뤄졌지만 한국 새 정부 출범을 기회 삼아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자는 공감대는 형성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측 인사와 대면 면담한 것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이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서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현금화하면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일본 측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실질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기시다 “관계 개선 더 미룰 수 없어”
윤 당선인은 대표단을 통해 보낸 친서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 양국이 새로운 출발선에서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 지향적 관계를 구축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뜻을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대표단에 한일 관계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대표단은 기시다 총리 면담에서 한일 양국 간 신뢰 회복과 이를 위한 인적 교류 재개 및 활성화를 강조했다. 대표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단된 인적 교류 정상화를 위해 기시다 총리에게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격리 면제 적용, 비자 면제 복원 등의 의견을 전달했고 총리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사흘째 일본에서 행보를 이어가는 데 단 한 사람의 예외 없이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많이 달라진 것을 서로가 느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에 “한일 양국이 ‘한국 새 정부의 출범이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는 절대 안 된다는 일본 입장은 변화가 없는 상태다. 단번에 모든 게 해결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대표단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사 문제의 답안지를 가져오라’며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던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 日 “취임식 참석 검토 중이지만…”
윤 대통령 취임식의 기시다 총리 참석 여부를 놓고는 양국 모두 신중하다. 대통령직인수위 관계자는 “외교 경로를 통해 공식적으로 취임식 참석을 초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대표단이 방일 기간 동안 비공식적으로 초청을 거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총리 초청은 현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취임식 참석을) 검토 중이지만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집권 자민당 내 소수파인 기시다 총리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에 유화적 모습을 취했다가 당내 보수파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일본 정부와 자민당 내에서는 ‘면담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강했지만,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강하게 주문하면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23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과 미국 항공모함 링컨함에 승선해 “새로운 우정에 근거한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며 일본을 압박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신중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국 대표단을 만나지 않으면 일본이 외교적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총리가) 면담을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일본 측은 대표단에 총리관저 로비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하지 말 것을 면담에 앞서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주목받는 인물이 관저를 방문하면 로비에서 자연스럽게 발언하는 것이 관례라 외교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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