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대 개발 리더십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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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노력만큼 성과 안 난다면

인터넷 웹브라우저를 처음 만든 미국의 유명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크 앤드리슨은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에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가?”라는 칼럼을 썼다. 소프트웨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그의 칼럼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예견은 잘 들어맞았다. 약 10년이 흐른 지금 소프트웨어 세상이 완전히 도래했다는 사실에 그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다. 최근 기업들이 박차를 가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그러나 많은 회사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들이는 노력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 핵심 원인 중 하나는 개발 리더십의 문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네 가지 역량이 필요하다. 프로세스, 데이터, 기술, 변화 역량이다. DBR 342호에 실린 개발 리더십 전략을 요약 소개한다.





■ 성공 이끄는 ‘프로젝트 리드

○ 소프트웨어 개발 리더의 역할
개발 리더십,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리더십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리더십과 다른 면이 많다. 복잡한 기술, 제품, 조직과 프로세스까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요구되는 사항이 많은 편이다. 따라서 모든 것을 잘하는 개발팀장, 곧 소프트웨어 개발 리더가 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분산 리더십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한두 가지 잘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다른 일은 동료들과 협업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이며 효율적이다.

분산 리더십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리더의 역할을 나눈다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제품 개발 리소스나 일정 등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리드, 기술을 결정하는 테크니컬 리드, 개발자들이 행복하게 일하도록 돕는 피플 매니저, 전체 업무 과정을 계속해서 개선하는 프로세스 매니저,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분석해 더 좋은 기술로 나아가도록 돕는 아키텍트, 실제 개발 실무도 함께 수행하는 엔지니어 등이다. 이 중에서도 개발 리더들은 다음 3가지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먼저 성공을 이끄는 ‘프로젝트 리드’다. 일반적인 프로젝트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개발 도중 모든 작업 내용을 갈아엎을 수 있다.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줘야 한다. 따라서 개발 프로젝트 리드는 폭포수 방식으로 모든 계획을 세워 한 단계씩 진행하기보다 빠르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시장 반응을 보고 대응하는 애자일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이런 맥락에서 소프트웨어 업계는 최소기능제품(MVP·Minimum Viable Product)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기능을 다 만드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기능만 구현해 출시한 뒤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추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게임의 10%만 만들어 출시한 뒤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나머지 부분을 빠르게 개발해 출시한다. 적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최소기능제품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장 변화를 빠르게 따라갈 때 유용하다.





■ 기술 결정하는 ‘테크니컬 리드’

○ 기술 주도 테크니컬 리드
개발 리더들이 주목해야 할 두 번째 역할은 ‘테크니컬 리드’다. 조직의 기술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어떤 기술을 활용하고 설계할지, 내부 개발 프로세스는 어떻게 정리할지 등을 고민한다. 예컨대 최소기능제품을 개발할 때 테크니컬 리드는 어떻게 하면 기존의 여러 기술을 조합해 빠르게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한 번 쓰고 말 기술인지, 유지·보수하며 계속 사용할 기술인지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건축에 비유하자면 모델하우스처럼 한 번만 쓰고 말 용도인지, 추후 증축이나 재건축까지 고려할 건물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일회적으로 쓸 기술이라면 안정성만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계속 유지·보수하며 쓸 계획이라면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기술이 현재 시장에서 잘 사용되고 있는지, 미래에도 계속 지원될 전망인지 미리 알아봐야 한다. 또 그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적절한 개발자가 내부에 있는지, 이 기술로 제품 기능을 확장할 때 현재 만들어 놓은 것을 최소한으로 수정해 확장 가능한지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 개발자 성장 돕는 ‘피플 매니저’
○ 행복을 만드는 피플 매니저
기술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10년 전에 썼던 기술을 계속 사용한다면 경쟁자에게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개발자들의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개발 리더는 개발자들이 업무를 잘 수행하면서도 행복을 느끼고 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안정성이 검증된 기술을 이용해 빠르게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더라도 개발자가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길 원한다면 이를 용인해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것만큼 채용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개발자 채용의 핵심은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 아닌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을 뽑지 않는 것이다. 훌륭한 개발자 10명을 놓치더라도 조직과 맞지 않는 사람 1명을 채용하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조직 문화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것이기에 단 한 사람이 쉽게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개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멋진 비전과 높은 보상을 내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리더 역시 중요하다. 특히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높은 보상을 줄 여건이 안 될 수 있다. 결국 대표 본인 혹은 기술 리더의 매력으로 개발자들의 호감을 사야 한다. 좋은 개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리더가 전심전력할 때 개발자들은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외부에 있는 개발 인재들 역시 모여들 것이다.

박종천 몰로코 헤드 오브 솔루션스 아키텍처 soubau@hotmail.com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3대 개발 리더십#테크니컬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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