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면 ‘마기꾼’ 될라” 피부-성형외과 예약하는 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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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해제 앞두고 외모 가꾸기… “맨얼굴 신경 쓰여 피부 관리”
입술 필러 시술… 헬스장 등록도
“화장 안 해도 되고 감염병 예방”… 일부 시민은 “마스크 계속 쓸것”

직장인 조모 씨(28)는 이달 초 100만 원을 내고 피부과에서 피부 관리 10회 이용권을 구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마스크를 쓰다가 피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조만간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맨얼굴 드러낼 일이 신경 쓰이기도 했다. 조 씨는 “마스크를 벗게 되면 ‘방패막’이 사라져 ‘마기꾼’(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썼을 때 외모가 더 출중해 보인다는 신조어)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마스크를 벗는 날’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면서 ‘다시 꾸미고 다녀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공무원 황모 씨(53)는 “그간 마스크 덕분에 화장을 안 하고 출근해도 주변에서 잘 몰라 좋았다.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대면 접촉이 많아질 것을 예상해 피부·체형 관리 등 외모 가꾸기에 돌입한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대학생 박모 씨(25)는 “마스크를 벗고 당당하게 돌아다니기 위해 헬스장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미뤘던 성형수술을 하기도 한다. 대학생 한모 씨(21)는 “대학 입학 후 줄곧 성형수술을 고민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다”면서 “조만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소식에 14일 쌍꺼풀 수술과 입술 필러 시술을 받았다”고 했다.

외모 가꾸기에 나선 시민들의 움직임은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올해 1∼4월 피트니스 업종의 일평균 결제건수는 314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18건에서 49% 증가했다. 결제 금액도 약 40% 늘었다. 성형외과 업종의 일평균 결제건수도 같은 기간 1119건에서 1337건으로 19% 늘었고, 결제 금액은 32% 증가했다. 피부과 결제 건수는 7% 증가했다.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져 벗는 것이 더 불편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는 착용 의무 해제 후에도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주부 이모 씨(53)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내는 2년 동안 기침과 인후통이 현저하게 줄었다. 의무 착용 기간이 지나도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하고 나가려 한다”고 했다. 직장인 박은우 씨(27)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동안 화장을 안 하고 지냈지만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앞으로도 화장을 하지 않는 대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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