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뛰어드는 여·야 경기지사 후보군…최종 등판은 누구?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30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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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가 6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지사 선거에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 또는 차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경기 지역과 전혀 무관한 인사들도 거론돼 출마 후보들 간 견제가 치열해지면서 최종 본선 경쟁에 누가 등판할지 초미의 관심이다.

◇김동연 등판…민주당 최대 변수

30일 현재 민주당에서는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과 5선의 조정식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안민석 의원은 31일 출마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서울 송파을 지역위원장을 반납한 최재성 전 국회의원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의 합당 제안을 수용하면서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중 경기도지사 출마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회견 뒤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묻는 취재진에 “지금 합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마 지역 문제가 아니다”며 “출마 문제는 앞으로 당과 시민,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를 넘기지 않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경선 참여와 관련해선 “만약에 (출마를) 결정하게 되면 이런저런 사소한 조건을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 아주 쿨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다음달 2일까지는 출마 예정지에 주소지를 이전해야 하는데 경기지사 후보군들의 주소지 이전 여부가 출마결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총장을 지낸 김 대표는 그동안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서울시장보다 경기지사 출마를 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합당이 성사되면 김 대표도 민주당 소속으로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기존 후보들의 견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원은 지난 29일 한 라디오에 출연,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면 인물난을 겪고 있는 서울시장이 명분에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김 대표가 대선 기간에도 계속 강조했던 게 정치교체, 정치혁신 아니냐”며 “또 지금 서울시장의 경우에는 인물난을 많이 겪고 있지 않냐. 상징성이 있어서 서울 출마가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안민석 의원도 한 라디오방송에서 김 대표의 합당 선언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김 대표가 서울, 경기는 물론 충청북도마저 이름에 오르내린다. 빨리 결정하시라”고 압박했다.

앞서 “김 대표의 경쟁력은 물안개처럼 보인다”며 “김동연이 문재인과 이재명을 온몸으로 지키려 할까, 물안개가 걷히면 허상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염 전 수원시장도 지난 2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에 대해 “중앙행정 역량을 많이 쌓은 분이지만, 중앙행정과 지방행정은 다르다. 지방행정에서 검증된 저보다 아무래도 그분이 취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승민 차출설…입장 정리는 언제?

국민의힘에서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심재철, 재선 출신의 함진규, 김영환 전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인수위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의원도 당의 세대교체 인재로 꼽히며 출마가 거론되고, 김성원 경기도당 위원장과 5선 출신의 정병국 전 의원도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보수성향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변호사도 국민의힘에 재입당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변수는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다.

유 전 의원 측은 최근 경기지사 출마를 설득 중으로 알려진다. 당 안팎에서도 유 전 의원의 차출설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와 정계 은퇴 가운데 고심 중으로, 이번 주 관련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다만 기자회견 장소, 방식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거주지가 서울인 유 전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번 주 중 주소를 이전해야 하기에 관심을 모은다.

유 전 의원의 차출설에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공정 경선을 촉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심 전 의원은 지난 29일 성명 등을 통해 “경기도는 더 이상 대권후보의 정치시험장이나 낙선 인사의 재기 발판용으로 전락해 정체되어서는 안된다”며 “경기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지 마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공정 경선을 묵살한다면 패배의 지름길을 닦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정과 상식에도 배치된다”며 “경기지사는 물론 31명의 시장 군수, 129명의 도의원, 447명의 기초의원 선거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재선 의원 출신으로 경기 시흥이 고향인 함진규 전 국회의원도 언론 인터뷰 등에서 “경기도는 경기도만의 DNA가 있다. 경기도의 바닥 민심부터 들어 봐라”며 “경기도에 살고 경기도에 대해 고민해온 인물, 대선에 바람난 후보가 아닌, 오롯이 도민의 삶을 이끌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게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전 국회의원도 지난 19일 SNS에 올린 글에서 “대선이 끝나자마자 경기도에 대권후보가 차출되고 전략공천이 논의된다니 당이 정신을 못 차려도 한참 못 차렸구나 싶다. 이러다가 한 방에 ‘훅’ 간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 연고도, 명분도 없는 정치인을 내려 꽂으면 당선된다는 논리는 폭력”이라면서 “경기도민은 유력정치인의 도구인가, 대선진출의 연습장인가”라고 꼬집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충북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충북도지사 경선 참여 요청을 받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 정치 거물급 거론에 도민 위한 선거는 뒷전?


인구 1350만 여 명에 달하는 경기도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로, 이번 도지사 선거 출마 후보군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버티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후보가 나서지 않는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분위기로, 결국 여야 모두가 경기도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경기도는 이재명 전 지사가 직전까지 도정을 책임졌던 곳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5%포인트 가량 격차로 우위를 점했던 터라 반드시 수성을 해야 하는 지역이다. 때문에 민주당 후보들은 너도나도 ‘이재명 마케팅’에 주력하며 후광을 얻고자 안간힘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거물급 인물을 내세워 경기도지사직을 탈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대선 결과를 발판 삼아 수도권에서 승리해 새 정권의 초기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사정으로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를 선언하거나 ‘이름값’ 하나로 자천타천 하마평에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경기도민을 위한 선거는 뒷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기도민은 “지방선거는 그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경기도가 전국 최대 광역단체라 정치권의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경기도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곰곰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할 분들이 나선다면 경기도민들이 잘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경기지사 예비후보 등록자는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전 수원시장, 국민의힘 함진규 전 국회의원·심재철 전 국회 부의장·천강정 20대 대선 국힘중앙선대본부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최세영 전 자유선진당 금정구당협위원장, 국민의당 정국진 전 국회 비서관, 진보당 송영주 전 경기도의회 의원 등 7명이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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