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복귀 김광현 “MLB떠난 아쉬움 전혀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16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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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를 통해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것을 두고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광현은 16일 오후 인천 오라카이 송도 파크 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입단식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MLB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김광현은 노사 합의 불발에 따른 직장폐쇄로 새 팀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8일 SSG와 계약을 체결했다.

공교롭게도 김광현의 계약이 공표된 지 사흘 만에 MLB 노사는 정상화에 합의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렸다면 충분히 MLB 구단으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을 수 있있지만 이미 김광현은 SSG와의 계약서에 사인한 뒤였다.

김광현은 “SSG 단장님이 ‘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주셨을 때 아쉬움을 접는 건 순식간이었다. 현재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사흘 뒤 (MLB 노사) 협상이 완료가 됐는데 그 다음 날이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금도 아쉽진 않다”고 후회없는 선택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4년 간 SSG의 일원으로 뛰게 될 김광현은 “내 몫은 믿음을 확신으로 바꿔주는 것”이라면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광현 일문일답

-입단식을 치렀는데 소감은.

“오랜만에 미디어와 마주할 수 있어 좋다. 만나서 정말 반갑다.”

-추신수가 오늘 참석했는데 주로 어떤 이야기를 많이 나눴나.

“미국에 있는 동안 SSG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네가 와야 우리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좀 했었다. 미국과 한국 분위기 등 야구 이야기를 많이 했다. 2년 간 가장 큰 화두가 코로나19였기에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복귀가 결정된 후 MLB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아쉽진 않나.

“한국에 10월 입국한 뒤 4개월 가량 협상을 했다. 나 혼자 속앓이도 많이 했다. 팀이 정해지지 않아 입국 인터뷰도 제대로 못했다. SSG 단장님이 ‘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주셨을 때 순식간에 아쉬움을 접었다. 현재 아쉬움은 전혀 없다. 계약 사흘 뒤 (MLB 노사) 협상이 완료가 됐는데 그 다음 날 됐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금도 아쉽진 않다.”

-작년과 달리 SSG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개인훈련을 했는데.

“사실 늦게 계약해 팀에 미안하다.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합류가 망설여졌다. 야구하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내가 (계약에 앞서) 제주도에서 (SSG와 함께) 훈련하면 SSG와 계약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과 계약을 하려고 했다. 지나서 이야기하지만, 계약이 늦어지고 캠프를 치르지 못한 것이 조금은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최고 연봉자가 됐는데.

“구단주 이하 사장님, 단장님, 프런트께 정말 감사드린다. 최고 대우도 최고 대우이지만, SSG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걸 강조했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내 몫은 믿음을 확신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4년 계약이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김광현이란 선수가 이런 역할을 했다’는 걸 기억하게 하고 싶다.”

-야외 훈련을 늦게 시작했는데 몸상태는 어떤가.

“실내에서 하프 피칭을 했다. 엄정욱 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포수를 앉혀두고) 두 번 정도 했다. 어깨는 계속 유지해서 괜찮다. 하체 훈련이나 러닝 등이 부족했지만 지금 꾸준히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운동하고 왔다. 60개 던지고 왔다. 다음 주에는 시범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머리를 깔끔하게 세우고 왔어야 했는데 운동 하느라 바로 달려왔다. 양해해달라(웃음).”

-2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느낀 바가 있다면. 팬서비스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

“짧으면 짧고 길면 길지만 느낀 점이 많다. 선수들이 미디어를 상대하는 것이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예전 한국에 있었을 때보다 미디어와 좀 더 가까워지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팬서비스도 생각이 깊더라. 어린 선수들 또한 어떻게 하면 야구를 즐겁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또한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메이저리그에 와서 팬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를 어린 선수들도 생각하더라. 많이 보고 배웠다. 좀 더 발전하고 베풀 수 있는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기술적으로 변한 것이 있다면.

“한국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좀 더 힘과 스피드가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프로 선수이니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보다 내 스피드가 떨어졌기에 다른 부분을 노력했다. 예를 들면 컨트롤 등이다. 노력하니 늘더라. 야구를 20년 넘게 했는데 배울 점이 있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 부분에서 발전한 것 같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만났는데.

“2년이 지났는데 똑같다. 1~2개월 정도 지난 느낌이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부상으로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느낌이다. 너무 편하게 해준다. 2년 떨어져있었지만, 격하게 환영해준 덕분에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선수들과 합을 잘 맞춰서 시즌이 끝난 뒤 SSG가 나로 인해 우승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으면 참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팬들에게 각오를 남겨본다면.

“미국에 처음 갔을 때부터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미국을 다녀왔다. 잊지 못할 큰 경험을 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4년 간 최대한 돌려드리겠다. 팬들도, 나도, 프런트도, 선수들도 전부 마찬가지다. 목표는 한 가지다. 우승을 위해 최대한 돕겠다. 이제는 내가 이끌고 갈 수 있으면 한다. 그리고 우승 후 이 많은 미디어와 함께 우승 인터뷰를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SSG가 좀 바뀌었는데.

“2년 전과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지금 강화도로 6시에 일어나 출근한다. 30~40분 정도 걸리는데 내가 꼴찌다. 이미 운동을 끝낸 선수도 있다. 그 정도로 SSG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SSG에서 많이 투자를 해주셨다.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들어주셔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다. 야구장 공사가 완료되면 다른 팀도 보고 배울 수 있는 팀이 될 것 같다.“

-SSG 계열사들은 자주 이용하나.

”가장 먼저 한 것이 그것이다. ‘스타벅스는 할인돼요?’라고 물어본 적도 있다. 지금 30% 할인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동료들과 나눈 대화가 있다면.

”그런 건 없다. 이 자리에서 한 마디 하자면, 2년 간 적응이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적응 잘 할 수 있게 도와준 웨인 라이트, 몰리나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됐는데 집으로 초대해 마당에서 함께 캐치볼 한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SSG 젊은 투수들이 많이 기대하고 있는데.

”그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나에게 주어진 연봉은 내 성적도 있겠지만, 후배들에 대한 코칭이나 경험 전수의 몫도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선배들, 코치님, 감독님들께 배운 걸 장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말이 많아지면 ‘투 머치 토커’로 힘들어질 수도 있다. 잘 정리해서 포인트마다 족집게처럼 이야기 해줘야 할 것 같다. 내 이야기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SSG와 함께 하고 싶은게 있다면.

”SSG로 바뀌면서 많이 메이저리그화 됐다고 생각한다. 투자나 선수들이 원하는 것, 팬들이 원하는 것들이 그렇다. (추)신수형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직접 뛰었고, 구단주는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가기도 했다. 내가 2년 전에 있었던 그 곳이 맞나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적응을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상 깊었던 타자가 있다면.

”TV에 나오는 선수들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한 명, 한 명 다 기억에 남는다. 다저스 저스틴 터너에게는 홈런도 많았다. 크리스티안 옐리치, 조이 보토 등도 생각난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상대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아쉬웠던 건 첫 해에 4~5개월 운동을 못하고 쉰 것이다. 슈퍼에서 휴지도 못 사서 야구장 화장실의 큰 휴지를 가져와서 쓴 적도 있다. 물과 휴지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그 4개월이 정말 아쉽다.“

-김광현, 양현종의 복귀로 팬들의 기대가 큰데.

”그 부분도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돌아올 마음이 생긴 뒤 가장 먼저 생각한게 팬서비스다. 어떻게 하면 팬들을 야구장에 오게 할 지 생각했다. 총재님도 허구연 총재님으로 바뀐다고 들었다. 내게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씀드리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야구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현진, 양현종과 함께 미국에서 뛰었는데.

”다른 팀이지만 현종이, 현진이형 뿐 아니라 (최)지만이, (박)효준이, (김)하성이 등 다들 한 팀인 것 같다.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나면 TV로 그 선수들이 하는 걸 본다. 현진이형은 계약이 2년 남은 걸로 아는데 나한테 “빨리 SSG에서 자리 잡고 있어”라고 하더라. 언제 한국에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오기 전까지 팬들이 야구장을 가득 메울 수 있도록 (내가)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KBO리그에서 붙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일단 KT는 이겨야 할 것 같다. 대결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KT가 작년에 우승했는데 우리가 우승하려면 이겨야 한다. KT전은 개막 다음 시리즈인데 그 때는 (내가) 안 나가는 걸로 안다. 개막전에 나갈지 그 다음에 나갈지 모르겠다. 난 나가서 이기고 싶다. 계속 (KT전에) 안 좋았고, KT를 이겨야 우승한다. 꼭 만나 이기겠다.“

-김원형 감독의 기대가 엄청 큰데.

”나도 마찬가지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꼭 잘해야 한다. 아마 감독님은 더할 것이다. 반갑게 맞이해주고 기분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나보다 부담이 더 클텐데 그것을 즐기는 모습으로 바꿔서 원하는 목표를 같이 이뤘으면 좋겠다.“

-우승을 위해 개인 성적은 어느 정도 나와야 한다고 보나.

”모든 후배들에게 이야기하지만, 투수의 성적은 야수들이 관여하는게 너무 많다. 개인 성적은 잘 이야기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등판했을 때 승률이 80% 이상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오면 우리 팀 야수는 힘을 받고, 상대 선수들은 기가 눌리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

-미국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

”첫 해 7이닝 경기를 한 번 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완투까진 아니었는데 실점과 투구수가 가장 적었다. 미국에서의 좋았던 기억만 갖고 한국에서 생활하려고 한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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