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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러가 3차대전 운운”… 최정예 미군 파병된 폴란드 기지 긴장감

입력 2022-03-08 03:00업데이트 2022-03-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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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미엘레츠 미군기지 르포
6일(현지 시간) 폴란드 동부 국경도시 제슈프에 있는 미엘레츠 미군기지 철조망 너머로 각종 군용 차량이 보인다. 이곳에는 미군 최정예 부대인 제82공수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이날 기지 안쪽에는 CH-47 치누크와 블랙호크를 비롯한 미 공군 헬기들이 대기 중이었고, 기지 상공에는 C-17 수송기가 날고 있었다. 미엘레츠=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의 침공으로) 기지 내 긴장감 자체가 크게 달라졌어요. 더 이상 주변에 머물지 말고 돌아가세요.”

6일 폴란드 동남부 국경도시 제슈프 인근에 있는 미엘레츠 미군기지 앞을 지키던 중무장한 경비병은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 기지에는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커지던 지난달 초 미군이 폴란드 국경에 배치했던 제82공수사단이 머물고 있다. 1700명이 파병된 82공수사단은 걸프전, 이라크전 등 주요 전쟁에 투입됐던 최정예 부대다. 바람에 펄럭이는 가림막 사이로 기지 내부를 살펴보니 멀리서 CH-47 치누크, 블랙호크 등 미 공군 주력 헬기가 보였다. 하늘에는 C-17 수송기가 날며 굉음을 냈다.
○ 긴장 감도는 폴란드 미군기지

이날 미엘레츠 기지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기자가 정문으로 이동해 언론 담당 부서를 문의하자 경비병은 고개를 저으며 “러시아가 3차 대전을 운운하고 있는 때”라며 “취재 허가를 안 해 줄 것”이라고 했다.

미군은 지난달 14일 폴란드에 F-15 전투기 8대를 추가로 공급했다. 우크라이나와 접한 폴란드 국경지대에 배치된 미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교전이 발생해 신속대응군이 가동될 경우 곧바로 전투에 참가하게 된다. 미국은 폴란드에 최신식 F-16 전투기를 제공하고, 폴란드가 러시아제 미그기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군, 나토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나토와 러시아 간의 직접적인 충돌 위험이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면 폴란드 헝가리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의 나토 회원국 7개국의 취약성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 “나토-러 간 직접 충돌 위험”
세계 140여 개국 간 군사력 비교 지표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 분석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러시아 군사력은 군인 135만 명(예비군 포함), 전투기 772대, 공격 헬리콥터 544대, 탱크 1만2420대, 항공모함 1대, 잠수함 70대 등으로 세계 2위다.

나토의 경우 최전선 투입 가능 병력 33만 명, 전투기 353대, 탱크 1515대, 공격용 헬기 136대, 항공모함 3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SI)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과 러시아가 동유럽 일대에서 전면전을 벌일 경우 재래식 화력에서 밀리는 나토가 전반적인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나토 전체 30개 회원국 중 비유럽권에 위치한 세계 군사력 1위 미국과 캐나다(23위) 등이 참전할 경우 나토가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 군사 분석가인 알렉산드르 골츠는 도이체벨레에 “나토군은 러시아보다 화력이 부족해 전면전으로 갈 경우 우선은 방어 전략을 취하며 버티다가 미국이 개입하면 재래식 전력뿐만 아니라 드론, 위성정찰 등 첨단 전력에서 러시아를 압도해 우위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면전이 벌어지면 변수가 다양해 전력 비교만으로는 승패를 점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4일 나토 회원국 외교장관 회담 후 “나토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엘레츠=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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