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정일 생일 삼지연 집중 조명…김정은 보도는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7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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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일 80회 생일에 량강도 삼지연을 집중 조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아들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생일 당일 동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17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는 지난 16일 김정일 탄생 80주년 행사를 집중 보도했다. 지난 15일 중앙보고대회가 열린 삼지연에서의 고위간부 동향 등이 다뤄졌다.

먼저 최룡해·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정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간부들, 성·중앙기관 책임간부들이 16일 백두산 밀영 고향집을 방문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또 당·정 간부들이 삼지연시 백두산 밀영동과 리명수동 살림집 방문 소식이 있었다. 북한 매체는 삼지연시에 대해 “사회주의 산간문화도시 본보기로 천지개벽”했다고 표현했다.

김정일 탄생 80주년 경축 연회도 삼지연에서 진행됐다. 최룡해·김덕훈 등 당·정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간부들이 참석했고, 리일환 당 중앙위 비서가 연설자로 나섰다.

평양에선 김정일 탄생 80주년 경축 대공연 ‘빛나라 정일봉’이 열렸으며, 주북 외교단 성원들이 관람했다. 김일성광장에서 청년 학생 야회, 축포 발사가 진행됐다.

인민문화궁전과 동평양대극장, 봉화예술극장, 청년중앙회관에서 1차 광명설절 경축 인민예술축전 참가자 공연이 열렸는데 주창일 당 중앙위 부장과 관계 간부들이 관람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외 주북 외교관 성원들이 광명성절 경축 수중체조무용 모범 출연 관람 소식도 다뤄졌다. 즉, 김정일 80회 생일 당일 북한 고위급 행보와 핵심 행사는 평양보다 삼지연에 집중됐던 셈이다.

삼지연시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출생지로 주장하는 곳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실제 출생지는 러시아 하바롭스크로 알려졌으나, 북한은 백두산 인근 삼지연에서 태어났다고 여기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계승 정통성 강조, 우상화 기조에서 주요 행사 장소로 삼지연을 부각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을 일가를 백두 혈통으로 칭하고, 이 지역은 혁명 성지로 거론한다.

삼지연시는 김 위원장 집권 후 주요 건설 사업 성과로 홍보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삼지연 재개발은 2018년에 본격 시작, 2019년에는 군에서 시로 승격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단계 공사가 마무리 됐으며, 김 위원장은 현지 점검 후 종료 선포를 지시했다. 해당 사업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13년부터 직접 챙겨온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삼지연시 조명은 북한이 역량을 쏟고 있는 농촌 진흥, 도농 격차 축소 사업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역 균형 발전을 요구하면서 본보기로 삼지연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정일 80회 당일 김 위원장 행보는 매체에서 거론되지 않아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삼지연 김정일 동상 앞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 외엔 동정이 다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삼지연에서 이뤄진 여타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 언급은 없었다. 통상 김 위원장이 김정일 생일 등 주요 계기에 진행하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도 이날 오전까지 다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삼지연과 백두산에서 김정일 80회 생일을 기념했을 것으로 점치는 시선이 있다. 반면 그가 지역을 옮겨 관련 일정을 진행했을 가능성을 관측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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