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도핑 위반에 예외 없어”… 발리예바 출전 허용에 일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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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금지약물 검출된 발리예바 놓고, 반도핑기구 등 이의제기 했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는 제소 기각… 도핑통보 늦은 점 들어 선수 옹호
오늘 피겨 개인전 출전 가능해져… 김연아, SNS에 강한 어조로 비난
“선수의 꿈과 노력은 똑같이 소중”

‘피겨 여왕’ 김연아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핑을 위반한 운동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로 시작되는 영어로 된 글을 남겼다. 이날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 길이 열렸다. 김연아는 이에 대한 항의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피겨 여왕’ 김연아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핑을 위반한 운동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로 시작되는 영어로 된 글을 남겼다. 이날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 길이 열렸다. 김연아는 이에 대한 항의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피겨 여왕’ 김연아(32)가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올림픽 출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연아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검은색 이미지와 함께 “도핑을 위반한 운동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리는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글을 남겼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이날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발리예바의 출전정지 징계를 철회한 것을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대신한 국제검사기구(ITA),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발리예바는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WADA가 지정한 금지약물이자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ITA는 이 사실을 ROC가 피겨 단체전에서 우승한 다음 날인 8일 확인했다. RUSADA가 발리예바에게 잠정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발리예바가 항소하자 징계를 철회했다. ITA 등이 제동을 걸었고 결국 CAS에 제소했다.

CAS는 “이번 올림픽 기간 도핑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면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 기간 발리예바가 모든 도핑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발리예바가 만 16세 미만인 미성년자로 책임이 경미하고, 도핑 검사 결과가 늦게 통보된 점도 고려됐다.


발리예바는 결국 15일 열리는 피겨 여자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CAS는 개인전 출전만 결정했다. 단체전 금메달 (박탈) 문제는 나중에 결정된다. 올림픽 기간 중 해결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더라도 시상대에 오르지는 않는다고 발표했다.

김연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김연아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근황 등만 가끔 전해 왔다. 김연아가 이번 CAS 판결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현재 상황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유영(18), 김예림(19·이상 수리고)이 여자 피겨에 나선다.

김연아를 비롯해 전현직 선수들과 피겨계의 시선은 차갑다. 이미 금지약물 복용이 확인된 발리예바가 도핑 위반이 없는 ‘깨끗한’ 선수들과 메달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김예림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발리예바의 출전 소식에 대해 “모든 선수가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 미국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도 이건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력만으로 볼 때 금메달이 유력한 발리예바가 금메달을 따도 ‘도핑 위반’이라는 꼬리표는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출전과 금메달 꿈은 이룰지 모르지만 김연아처럼 존경과 전설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듯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김연아#도핑. 발리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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