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銀 “오미크론 확산땐 3.4%”… 파월 “인플레가 심각한 위협”

아이한 코세 W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계속 이어지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특히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하면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위협”이라며 “높은 인플레가 고착화하지 않도록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인플레 때문에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 통화정책, 물가 위협에 발목
파월 “금리 낮춰 경기 부양 불필요… 3월 양적완화 끝내고 하반기 긴축”
올해 모두 네 차례 금리 인상 전망… 韓銀도 내일 1.0→1.25% 올릴 듯

○ 세계은행 “각국 인플레이션 위협”

또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저조해 세계 경제의 양극화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미국과 중국 등 거대 경제권의 감속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대외 수요 창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부양 여력이 부족한 일부 개도국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경착륙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총재는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협곡이 더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악재도 상당하다. 연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생필품 공급난 우려가 높다.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에서도 삼성전자, 도요타, 폭스바겐 등 주요 다국적 기업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특히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위협이 각국의 통화정책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신흥국과 개도국의 물가 상승률 또한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세계은행은 향후 몇 년간 각국 정책당국이 내리는 결정이 앞으로 10년의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 배포 확대, 불평등 완화, 개도국의 부채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韓美 ‘돈줄 죄기’ 본격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길게 지속돼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금의 경제 여건이 이어지면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은 연준이 올해 총 4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또 파월 의장은 “경제는 더 이상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취했던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는(accommodative)’ 강력한 통화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며 3월에 자산 매입(양적 완화)을 끝내고 하반기에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5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올해 금리 인상을 서둘러 실시할 뜻을 밝힌 데 이어 이날은 양적 긴축의 대강의 시기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이 공식적으로 긴축 정책의 시작을 알리며 ‘유동성 시대’에 종언을 고하면서 한국은행은 이달 14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려 긴축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중에 풀린 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도 이달 추가 인상의 명분을 키우고 있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3589조1000억 원으로 한 달 새 39조4000억 원 불었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초부터 1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10%대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