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오미크론이 마지막 고비…K-방역 과해 기준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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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2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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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예정부지에서 정부 치료자문기구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2022.1.12/뉴스1 © News1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예정부지에서 정부 치료자문기구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2022.1.12/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개월 후에 종식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을 편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주가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방역기준을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오미크론 감염자 대다수가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환자 대부분이 두통·기침·열 등 경증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3차접종(부스터샷)을 받을 경우 중화항체값이 100배 이상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부지에서 열린 오미크론 대응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주가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넘어야할 마지막 고비라고 예측한다”며 “통상 2개월 후에는 팬데믹이 지나가는 점을 고려하면 이 고비를 넘기는 데는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설 명절 전에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도 “남은 한 달 정부에서 방역체계를 잘 준비하고, 국민들이 잘 협조를 한다면 코로나의 끝자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 종식은 (코로나19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의료비상체계를 가동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3차접종시 중화항체값 100배 높아져…오미크론 대다수 입원치료 필요 없어

오미크론 변이주 감염자 대다수가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증에 그치며, 3차접종(부스터샷)을 받을 경우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한 중화항체 값이 100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감염을 막아주는 항체로, 보호 효과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다.

이날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 센터장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원 등과 협조해 지난해 12월4일부터 17일까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한 초기 오미크론 변이주 감염 환자 40명의 임상증상과 경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감염자 40명 중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증상이 생길 때까지 걸린 기간은 3.5일이다. 폐 CT결과 폐렴 의심소견을 보인 환자는 15%(6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백신 미접종자는 4명, 백신 접종완료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전 센터장은 “오미크론 감염자들 모두 치료나 입원이 필요하지 않았으며, 산소치료가 필요한 감염자도 없었다”며 “주용증상(인후통, 두통, 기침)은 평균적으로 5.5일, 고열 증상은 평균 3.7일 지속됐다”고 했다.

mRNA(메신저리보헥산) 계열인 화이자 백신으로 기본접종과 3차접종을 완료한 사람 30명을 대상으로 혈청분석을 진행한 결과, 3차접종 완료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미접종자에 비해 오미크론 중화항체가 10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센터장은 “기본접종을 마친 후 6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는 측정가능치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다만 기본접종과 3차접종이 사망률 감소, 중증화, 입원 예방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중화항체 농도만으로는 완전히 설명하기 힘들며, 이 때문에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최소화·사회기능 유지 목표로 방역체계 개편해야

의료대응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오명돈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화될 수록 감염 때문에 출근하지 못하거나, 밀접접촉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의료인들이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격리기간을 5~10일로 단축하거나, 방역의 벽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오미크론은 델타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르다. 방역은 피해 최소화와 사회 기능 유지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K-방역은 코로나19 초기에는 적절했으나 백신 접종, 치료제 도입 이후에는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음압병실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 음압병실은 치명률이 높고,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에볼라 등 위험한 감염병 환자를 치료할 때 필요한 시설이다”며 “이를 고려하면 코로나19를 치료할 때 항상 우주복 같은 방어복을 입고, 모든 환자를 음압병실에 입원시키는 것은 과도한 방역조치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오미크론 감염자의 95%는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0.5%만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환자 의료대응역량을 코로나19 치료가 아닌 일반진료로 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으로 진료가 늦어져 구급차에서 출산을 하거나, 진료가 늦어져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 코로나19 확진자, 독감 환자보다 탈모·치매 위험 더 높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 환자는 독감 환자보다 탈모와 치매 등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만1615명과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독감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은 238만69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탈모 발생률은 코로나19 확진자가 0.3%로, 독감 환자 0.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의 발생률은 0.5%였는데 독감 환자는 0.2%였다. 또 기분 장애의 경우 코로나19 환자의 발생률은 1.9%로, 독감 환자의 발생률이 1.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소장은 “코로나19 환자가 의료급여가 더 많고 동반질환지수도 더 높으며 경증 및 중증 입원비율이 더 높다”며 “코로나19 환자는 독감 환자보다 대체로 합병증이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하지만, 탈모와 심부전, 기분장애, 치매 발생률은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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