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 세계에 알린 지명관 前교수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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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독재 시작되자 도일 20년 망명
日잡지에 필명 ‘T·K生’ 칼럼 연재
5·18민주화운동-인권탄압 등 알려

칼럼을 통해 한국 군부 정권의 인권 탄압과 이에 맞선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사진)가 1일 별세했다. 향년 98세.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1회 입학생인 고인은 1947년 월남해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종교철학 박사를 수료했다. 1964년부터 약 3년간 월간 ‘사상계’ 주간으로 일하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덕성여대 교수, 덕성여고 교장을 지냈다.

1972년 10월 유신 독재가 시작되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여대 교수 등을 지내며 약 20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1973년부터 일본 진보성향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T·K生(생)’이라는 필명으로 칼럼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연재를 시작했다. 박형규 목사 등 국내 기독교 지도자들이 미국 선교사를 포함해 각국 외국인을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 자료를 건네주면 고인은 이를 토대로 글을 썼다. 그가 1988년까지 쓴 원고지 2만 장 분량의 칼럼은 5·18민주화운동 등 민주화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 정보기관의 추적에도 T·K生이 누군지 드러나지 않았다. T·K生이 고인이라는 사실은 2003년 세카이를 통해 스스로 밝혔다.

1992년 귀국해 한림대 일본학연구소장, 한일문화교류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KBS 이사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정숙 씨, 아들 형인 효인 영인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4일 오전 7시. 02-2072-2022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별세#5·18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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