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확진 206명에… 인구 1300만 中시안 ‘봉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18일부터 전수검사-20일 등교 중단, 그래도 확진자 발생… 이동 전면통제
응급상황 아니면 생필품 구매 위해 가족 중 1명만 이틀에 1회 외출 가능

중국이 중서부 산시성의 성도이자 인구 1300만 명의 대도시인 시안을 사실상 봉쇄했다. 9일부터 22일까지 약 2주 동안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6명이 발생하자 주민 외출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확진자가 단 1명이라도 발생하면 해당 지역 전체를 봉쇄하고 전 주민을 격리하는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이 인구 1000만 명급 대도시에도 적용됐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안 방역당국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23일부터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응급 상황이 아니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고 도시를 떠나는 것도 금지된다. 각 가정에서는 이틀에 한 번씩 생필품 구매를 위해 가족 중 한 명만 외부로 나갈 수 있다. 공무원들 또한 기차역, 버스터미널, 주요 도로 등을 지키면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주민들의 이동을 감시하고 있다.

시 당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18일부터 1300만 명의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20일에는 학생들의 등교 또한 전면 중단시켰다.

그럼에도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출혈열 환자까지 잇따르자 방역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났다”고 우려했다.

도시 전체가 봉쇄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생필품을 미리 사두기 위해 마트와 시장에 대거 몰렸다. 당국이 생활 물자 공급이 충분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요 마트마다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 목격됐다.

수도 베이징에서 고속철로 4, 5시간 거리인 시안은 진시황릉, 병마용 등 고대 문화유적이 풍부하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 또한 시안에 있다. 특히 베이징 시 당국은 내년 2월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시안의 코로나19 확산이 베이징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중국 곳곳에서 국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올림픽 준비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시안 봉쇄#이동 통제#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