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자 없는 디지털 헬스케어, 韓기업 선점 가능성 충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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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은 보건산업진흥원 단장 인터뷰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구축
디지털 기기 현장 적용 지원 계획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분야는 아직 시장이 형성하는 단계다. 뚜렷한 글로벌 지배기업이 없는 만큼 한국 기업이 우리의 정보기술(IT) 역량을 활용해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사업단 황성은 단장을 만나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현재 모습과 미래 전망을 들어봤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산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 법은 장기적으로 혁신형 기업 육성과 혁신의료기기 제품화를 통해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산업계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의료기기산업법에 근거해 1월부터 관계부처 합동 ‘혁신성장 빅3’를 주요 과제로 국산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혁신형 기업 육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아직 산업계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미미하지만 곧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산 의료기기의 강점은 무엇인가.

“영상진단(초음파·엑스레이), 치과 임플란트 분야는 전통적인 수출 주력품목이다.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치과 임플란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출 실적이 주춤했지만 최근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폐결절을 판독하는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인공지능(AI) 솔루션, 암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병리진단 솔루션이 개발돼 해외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아직 시장 형성 단계다. 글로벌 지배기업이 없는 만큼 우리 IT 기술력을 활용하면 시장 선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국내 의료기관에서도 국산 의료기기 사용 비율이 높지 않다.

“최근 진흥원이 발간한 ‘국산 의료기기 사용 현황 브리프’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국산 기기 사용률은 11.3%(누적 기준) 수준으로 아직 높지 않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신규 등록된 장비의 국산 비율은 17.9%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020년부터 국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국산 의료기기를 활용한 교육·훈련센터 2곳을 지정해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국산 의료기기를 경험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대형 의료기관을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3곳)와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5곳)로 지정해 임상 실증 및 제품 검증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진료에서도 관련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지원이 있나.

“최근 질병의 치료 및 관리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등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혁신적인 의료기기 연구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몇몇 기기는 식약처 허가를 준비 중이다. 혁신 의료기기가 기존 의료환경을 변화시키는 경우 신의료기술평가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임상적 근거를 입증해야만 건강보험 적용 검토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서울대병원 등 5개 의료기관 내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를 구축해 혁신의료기기의 각 기술 분야별 임상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엔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과 연계해 국내 허가가 예상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현장 적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향후 관련 산업 성장을 위한 지원방안과 계획은….

“내년에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전과 목표, 세부 전략을 담은 ‘의료기기산업 종합계획’을 발표한다. 종합계획에는 국산 의료기기 실증 지원체계 구축 방안, 혁신형 의료기기 집중 육성 분야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 등이 포함된다.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산업계의 목소리를 담아 한국 의료기기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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