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명 확진’ 눈앞…전문가들 “하루가 급해” 신속결단 촉구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4시 22분


코멘트

일부 ‘오후 6시이후 영업금지’ 주장까지 나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567명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가 906명을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를 이겨낸 환자를 퇴원시키고 있다. 2021.12.13/뉴스1 © News1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567명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가 906명을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를 이겨낸 환자를 퇴원시키고 있다. 2021.12.13/뉴스1 © News1
코로나19 3대 지표(신규 확진자수·위중증 환자수·사망자 수) 예측보다 더 빠르게 늘면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루 확진 규모가 곧 1만명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며 오후 9시 영업 제한·유흥시설·실내 체육시설 폐쇄 등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567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90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병상이 없어 대기 중인 환자는 1533명에 이른다. 사망자 역시 94명으로 사상 최대다. 전날 기준 주간 치사율은 1.62%로 지난달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전 0.32%와 비교해 5배 가까이 치솟았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예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12월 한 달 정도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 규모 축소 등의 거리두기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단의 대책’은 이미 국내에서 경험한 사적모임 인원 축소와 다중이용이설 영업시간 제한이 유력하다. 지난 3차 유행 당시 서울 등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는 오후 6시 전에는 4명,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사적모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면 문을 닫아야 했다.

© News1
© News1
전문가들은 ’하루가 급하다‘며 정부의 신속한 결단을 주문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지난 주 확진자 수가 이전 주 대비 38% 증가하는 등 환자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등 이전에 했던 거리두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주부터 시행된 사적인원 제한·방역패스 전면 적용은 예전 거리두기 4단계보다 낮은 수준의 조치”라며 “4단계 때도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이 정도 방역책으로는 38%씩 늘어나는 확산세를 꺾기 어렵다. 더군다나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5차 유행이 내년 3~4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거리두기 강화와 함께 보건소 인력을 늘리고 병상을 늘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추가 조치가 나오면 조금 속도를 늦출 순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국내 치사율은 영국과 비교해도 5배 정도 높다. 병상확보를 제대로 못해서 한 두 달 사이에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교과서적으로는 당초 위드코로나 추진 목적과 방향처럼 의료체계 역량을 강화해 정면돌파하는 게 맞겠지만, 그러기엔 상황이 너무 악화됐다. 무작정 기다리면서 희생을 방치할 순 없다. 희생자를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거리두기를 전면 강화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구체적으로 “유흥시설이나 실내 체육시설을 폐쇄하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4인 미만으로 하며,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등 예전 4단계 때 했던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봤다.

아예 “오후 6시 이후 영업을 금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강력한 거리두기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오후 6시 이후 영업을 중단하는 수준은 돼야 짧은 시간에 확산세를 막고,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할 확실한 기준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시간을 벌면서 백신 접종율 제고·중환자 병상 관리체계 확충·재택 치료 인프라 확충 등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선별진료소가 적체돼 있어 검사를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 검사를 안 한 상태에서 감염자들이 돌아다닐 경우 눈에 보이는 통계보다 실제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체적인 환자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경제적 타격 등) 나머지 요인도 고려해야겠으나 코로나19 관점에서는 강한 조치가 필요한 게 맞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위드코로나 시행할 때 이미 5000명, 1만명 가능성을 예상했던 만큼 그 이상의 숫자가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면서 ”2009년 신종 플루 때 일주일에 10만명 이상 환자가 나왔는데 코로나19는 신종인플루엔자보다 전염력이 훨씬 강하다. 결과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주 방역 강화 조치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주 단위로 확진자 수가 10~20%, 최대 25%까지 증가해오고 있는데, 당분간 지금의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먼서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영업제한 등 이때까지 (확진자 수 감소에) 효과가 있던 조치에 대해서는 시행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자영업자 동참을 유도해 거리두기가 강도 높은 효과를 발휘하려면 손실보상책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