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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IN & OUT/강홍구]팬의 입 막고 하늘 가리려는 IBK 구단

입력 2021-11-29 03:00업데이트 2021-11-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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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최근 내홍 사태가 불거진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행보를 보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구단 정상화를 위한 쇄신은커녕 그저 얕은수로 잘못을 가리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김사니 감독대행 선임 이후 첫 안방경기가 열린 27일 화성체육관에서는 팬들의 항의 피켓, 현수막 등을 구장에 반입하지 못하게 해 논란이 됐다. 가방 검사를 당했다는 팬들도 나왔다. 경기진행, 관람 편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팬들은 쉬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의 해결은 뒤로 미뤄 둔 채 그저 팬들의 입만 틀어막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감독대행의 대처도 그렇다. 23일 사전 기자회견 당시 서남원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며 진실공방의 불을 붙였던 그는 이날 폭언 논란에 대해 말을 아낀 채 “더 이상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팀과 선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사안을 그저 뒤로 미루려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대로 문제가 있었다면 이참에 뿌리 뽑는 게 맞다.

애초 서 전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구단은 비판 여론이 일자 다시 “(잔여 연봉 문제에 대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여러모로 구단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들뿐이다.

이날 경기 전후에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김 감독대행과의 악수를 거부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차 감독은 즉답을 피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일련의 사태에 대한 배구계의 냉담한 반응을 대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흔히 ‘신사의 스포츠’로 불리는 배구에서 이례적 행보다. 근본적인 처방 없는 기업은행의 ‘손바닥 가리기’가 끝나지 않는 한 리그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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