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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한국을 ‘깐부’라면서…넷플릭스 “韓서도 망사용료 못내”

입력 2021-11-05 03:00업데이트 2021-11-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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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가필드 정책총괄 부사장, ‘오징어게임 운동복’ 입고 간담회
“캐시서버 통해 트래픽 분산”… 망사용료 지급불가 기존 입장 고수
국내 인터넷 제공자와 충돌 불가피
4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에선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이 화제였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속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연단에 섰다(위쪽 사진). 행사장 내에도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영희 인형이 놓여 있다. 하지만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뉴스1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관련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가 “세계 어디서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한국을 ‘깐부’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 행사에 참석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의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왼쪽 가슴엔 ‘오징어 게임’의 영문명인 ‘squid game’ 명찰을 붙인 채 연단에 나섰다.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 창작 생태계를 구성하고 계신 ‘깐부’가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넷플릭스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넷플릭스가 아닐지도 모를 일”이었다며 한국 창작자와의 동업자 정신을 강조했다. 또 “오늘날 우리는 스토리텔링 르네상스 한가운데에 서 있고, 한국이 시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ISP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에 대해서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 대신 자체적으로 구축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 커넥트 얼라이언스(OCA)를 통해 ISP의 망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OCA는 트래픽을 분산시키기 위해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일종의 캐시서버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받는 국가 인근에 서버를 배치해 ISP들의 데이터 전송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가필드 부사장은 “142개국에 1만4000개 이상의 OCA를 무상으로 제공해 넷플릭스 트래픽을 95∼100% 줄임으로써 1000개 이상의 ISP가 1조41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OCA를 통해 절감된다고 주장하는 비용은 이를 설치하지 않았을 경우 원래 ISP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라며 “OCA 설치는 넷플릭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비용 절감일 뿐 ISP들이 이를 통해 절감하는 비용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넷플릭스가 망사용료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향후에도 국내 ISP와의 충돌과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필드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와도 상생과 협력을 희망하며, 한자리에 앉아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측은 “언제든 테이블에 앉을 뜻이 있다”면서도 “넷플릭스가 망 무임승차 당위성만을 계속 주장하고 있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넷플릭스는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의 수익을 국내 창작자와 나누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콘텐츠의 성공을 어떻게 다양한 파트너와 공유하고 나눌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과 같이 큰 성공을 거둬도 제작사가 수익을 낸 만큼 가져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한 대응이지만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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