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사법농단’ 임성근 탄핵심판 각하

박상준 기자 , 김태성 기자 입력 2021-10-29 03:00수정 2021-10-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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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이미 임기 끝나 파면 안돼”
재판관 9명중 5명 다수의견 각하
3명은 “재판관여 신뢰 훼손” 인용
헌법재판소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사진)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28일 각하했다. 국회가 올 2월 4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결정한 지 8개월 만이다.

헌재는 “이미 임기 만료로 (올 3월 1일) 퇴직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본안 판단에 나아가도 (공직자에 대한) 파면 결정을 선고할 수 없으므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며 재판관 9명 중 과반인 5명의 다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법관 파면은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야 하는데, 재판관 3명만 인용 의견을 냈다.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 등 4명은 각하 의견을 통해 “헌법과 헌재법에 따르면 탄핵 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데 그치고, 선고 당시까지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면서 “임 전 부장판사가 공직에서 퇴직했기 때문에 탄핵 청구를 심판할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재판관은 “현행 헌재법 아래에서는 임기 만료로 퇴직한 경우 심판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입법 정비가 필요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문형배 재판관은 “임 전 부장판사는 임기 만료로 퇴직해 피청구인이 될 자격을 보유하지 않은 것이어서 심판 절차를 종료해야 한다”며 유일하게 심리절차 종료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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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남석 헌재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 등 3명은 인용 의견을 냈다. 유 소장 등은 “임 전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재판에 관여한 행위는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임 전 부장판사가 임기 만료로 퇴직해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 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임 전 부장판사는 “법리에 따른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신 헌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을 초래하여 많은 분들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수 의견은 본안 판단을 회피함으로써 헌법 수호 기관의 역할을 포기했다”면서 “극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국회의원 161명은 임 전 부장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 칼럼을 썼다가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기자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올 2월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건강상 이유로 사표를 수리해 달라는 임 전 부장판사에게 “수리해 버리면 (국회에서)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헌재 선고 이후 대법원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임 전 부장판사는 같은 의혹으로 1, 2심 형사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사법농단#임성근 탄핵심판#신뢰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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