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 LH 직원 징역 1년 6개월…전국서 첫 선고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0월 18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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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기소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지역본부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시작한 이래로 LH 직원에 대한 첫 선고 사례다.

전주지법 형사 제4단독(부장판사 김경선)은 18일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49)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완주 삼봉 공공주택의 지구계획안을 기안한 담당자”라며 “이는 LH도 수많은 민원 발생을 고려해 비공개로 관리하고 있던 정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택지 개발사업의 구체적인 이용계획에 대해선 LH 직원만 접근할 수 있었다”라며 “피고인이 (이 정보를 이용하는데 있어)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한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개발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자신의 재산을 늘리지 못하도록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공직자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고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배우자 명의로 취득한 토지를 모두 몰수하는 점, 지가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2015년 3월 내부 개발 정보를 이용해 아내 명의로 완주 삼봉지구 인근 지역의 땅 1322㎡(약 400평)를 지인 2명과 함께 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3억 원가량 주고 산 땅의 공시지가는 평당 (3.3㎡) 7만 6000원이었으나 5년 사이 10만 7000원으로 40% 넘게 땅값이 올랐다.

검찰과 경찰은 A 씨가 지구변경계획안 수립 과정에서 알게 된 토지이용계획, 사업 일정, 사업 진행 상황 등 내부 비밀정보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A 씨가 2012년 군산미장지구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체비지 약 124평을 직장 동료 명의로 약 6억 원에 낙찰받아 분양계약을 체결, 동료에게 소유권을 이전한 혐의(부동산 실명법 위반)도 포착됐다.

앞서 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기소 전 몰수보전을 인용 결정했다. 결정된 필지는 A 씨 아내가 산 필지로 금액은 2억 6000여만 원이다. 검찰은 유죄 확정시 몰수 재산을 공매해 범죄수익 환수할 예정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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