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성소수자 남성장관 육아휴가 논란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10-18 03:00수정 2021-10-18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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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동성혼… 8월 쌍둥이 입양
물류대란 사태 와중 4주 휴가 보내
보수 앵커 “모유수유 어떻게 하나”
부티지지 “분유 개념조차 모르나”
8월 두 아이를 입양한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장관(오른쪽)과 배우자 채스틴 글레즈먼. 사진 출처 피트 부티지지 트위터
미국의 첫 성소수자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39)이 육아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 정치적 공방이 일고 있다. 처음에는 정부 주요 인사가 물류대란 사태 와중에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갑론을박이 커지면서 동성애 혐오 논란으로도 번지는 상황이다.

16일 워싱턴포스트, 더힐 등에 따르면 부티지지 장관은 올 8월 두 아이를 입양한 이후 4주간 육아휴가를 냈다. 부티지지 장관의 배우자는 교사 출신인 채스틴 글레즈먼(32)으로 두 사람은 2018년 결혼했다. 부티지지 부부는 지난달 쌍둥이 아이를 각각 한 명씩 안은 채 웃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입양 사실을 밝혔다.

그가 육아휴가를 떠난 것에 대한 비판은 주로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보수 진영에서 나왔다.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은 15일 트윗을 통해 “우리는 물류대란의 한복판에 있는데 백악관은 부티지지 장관이 육아휴가 중인 것을 숨기고 있었다”며 “부티지지는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성소수자인 사실을 조롱하는 듯한 언사도 있었다. 보수 매체 폭스뉴스의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방송에서 “그가 어떻게 모유 수유를 하는지를 이해해 보려고 하지만 이에 대한 말을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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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 장관은 16일 MSNBC 방송에 출연해 “휴가 중에도 내내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칼슨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는 육아휴가는 차치하고 분유를 먹이는 것의 개념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정말 이상한 것은 이런 비난이 가족의 가치를 강조해 온 (보수) 진영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야말로 진짜로 가족을 위한 행정부”라면서 자신이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된 것을 두고 “축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부티지지 장관은 지난주에 트윗을 통해 업무에 복귀했다고 알렸다.

부티지지 장관의 육아휴가가 도마에 오르면서 미국에서 의무화된 육아휴가 제도가 없다는 사실도 쟁점이 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그가 필요 없는 육아휴가를 갔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참에 부모의 육아휴가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부티지지#성소수자#육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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