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몸통은 설계한 이’ 현수막 제지… 국민의힘 “중립성 망각한 편파적 해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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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빨간색 이, 특정인 연상”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제작한 현수막.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제작한 현수막.
국민의힘이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당 현수막이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중립성, 일관성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중앙선관위의 편파적인 법 해석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선관위는 ‘성남 대장동 특혜비리! 진짜 몸통은 설계한 이다’라는 문구의 국민의힘 현수막에 대해 “특정 문자를 부각시켜 특정 입후보 예정자를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어 현행법에 따라 제한된다”고 통보했다. 국민의힘이 제작한 현수막에는 ‘진짜 몸통은 설계한 이다’라는 문구 중에 다른 글씨는 파란색으로, ‘이’ 글자만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다만 선관위는 ‘특검 거부하는 이가 범인입니다’라는 문구로 ‘특검’ 글자만 빨간색으로 표시한 피켓은 특정 문자만 부각시킨 것으로 보기 어려워 정치적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으로 제한되지 않는다고 봤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당이 특정 후보를 반대하지 않고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홍보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한다. 그러나 선관위는 국민의힘의 피켓과 달리 현수막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반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한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 홍보국은 “선관위가 색감과 색상, 채도에 이리도 조예가 깊은 줄은 미처 몰랐다”고 성토했다. 이어 “차라리 ‘특검을 거부하는 이’는 불특정 다수여서 특정 후보와 연관 짓기 어려우나 ‘설계한 이’의 경우 바로 특정 후보를 유추할 수 있다는 설명이 더 그럴듯하지 않은가”라며 “오로지 색상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선관위의 오락가락 잣대와 해석을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중앙선거관리위원회#국민의힘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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