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 첫날’ 광화문 집회·홍대 핫플 ‘북적’…방역 불감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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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9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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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인 9일 오후 보수단체가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스1
한글날인 9일 오후 보수단체가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스1
한글날이자 연휴 첫날인 9일 도심 곳곳은 약하게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밖으로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광화문 인근에서는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경의선 숲길과 홍대, 종로 청계천 일대는 데이트하는 연인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서린동 동아일보 앞. ‘오직!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만을 사랑하며 투쟁!!(오.이.박.사)’가 ‘탄핵 파면 무효 즉각석방 복귀 법치수호’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벌였다.

맞은 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이동욱 전 경기도의사회장, 일파만파,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 한미동맹강화국민운동본부 등이 릴레이 발언을 이어갔다.

이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법원으로부터 집회 허가를 받았음에도 조건부 허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나빠서 집회는 하지 않는다”라며 “펜스를 친 경찰은 불법이다, 모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전날 이 전 회장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사건 2건에서 일부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구경꾼을 포함해 40~50명이 몰렸다. 경찰이 친 펜스 밖에 지지자들이 4·15부정선거 등의 주장을 담은 깃발을 흔들며 박수를 치고 환호했고, 일부 지지자들은 펜스를 흔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성 노인이 경찰에게 욕을 하고 몸을 밀치며 시비를 거는 일도 있었다.

같은 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도 연휴를 맞아 서울을 찾거나 국내 여행을 가려는 시민들로 오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직장인 김모씨(34)는 “모처럼 서울에 올라오신 어머니를 역까지 모셔다 드리려고 나왔다”며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역에 내리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지난 추석 때 내려가지 못했던 이들의 가족들이 연휴를 맞아 올라온 경우가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1.10.9/뉴스1 © News1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1.10.9/뉴스1 © News1


경의선 숲길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반려동물과 산책 중인 인근 주민들, 중년 부부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1시쯤 홍대 입구역 3번 출구 앞은 세미정장, 원피스, 청바지에 자켓 등 옷을 한껏 차려입은 채 약속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식당이나 상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길게 선 풍경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꺼번에 몰린 시민들로 지하철역 계단이 북새통을 이뤘더 선선해진 날씨에 니트나 가죽자켓, 후드집업 등 가을 옷을 입은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하철역 인근에서 원피스 차림으로 친구를 기다리던 구모씨(31)는 “코로나19 우려로 친구를 만나기 힘들었는데 연휴라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나왔다”며 “백신 1차를 맞기도 했고, 코로나19 사태를 2년 가까이 겪다보니 마스크를 잘 쓰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 나들이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청계천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인근 카페 테라스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시민들의 방역 불감증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광화문 집회 현장에선 남성 노인이 마스크를 벗은 채 담배를 폈고, 홍대의 한 카페에서는 매장 내 손님 7명 모두 노마스크로 대화를 나눴다.

연남동의 유명 도넛 전문점 앞에는 20여명이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 매장 밖까지 길게 줄을 섰다.

다음 달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연휴를 계기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전국에서는 1953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나흘 만에 2000명대 아래로 내려갔으나, 휴일이라 검사 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실 교수 겸 방역 특별보좌관은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어 10월엔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다음달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위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며 “안정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중요한 만큼 방역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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