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1.2kg에 아이스팩 1kg… 명절 택배선물, 폐기물 골치

권기범 기자 , 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입력 2021-09-18 03:00수정 2021-09-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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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비대면 명절선물… “생활폐기물 쌓인다” 우려도
택배 선물세트는 단속 사각지대
추석 연휴를 앞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마트에서 종로구청 공무원(오른쪽)과 한국환경공단 관계자가 선물세트 과대포장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선물이 1.2kg인데 아이스팩이 1kg이라니….’

전북 군산시에 사는 A 씨(63)는 지난 주말 택배로 받은 ‘한우 종합 선물세트’를 열었다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선물인 한우의 무게가 1.2kg이었는데, 보냉용으로 쓰인 아이스팩이 1kg에 달했다. A 씨는 “스티로폼 박스가 있는데 굳이 아이스팩을 이렇게 큰 것을 넣어야 하나 싶었다”며 “재활용도 되지 않는 종류라 쓰레기만 늘어 선물을 받고도 곤란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 등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명절 선물을 건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도 포장용기나 완충재, 보냉용 아이스팩 등이 과도하게 사용돼 생활폐기물 증가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배 선물세트의 경우 단속 사각지대에 있는 데다 관련 규제도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와 한국환경공단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재포장과 과대포장 등을 단속하고 있다. 포장용기에서 제품을 뺀 공간의 비율(포장공간 비율)이 기준(10∼35%)을 초과하거나 포장이 3중 이상으로 된 경우(의류는 2중 이상)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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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택배를 활용한 선물은 현실적으로 단속하기 쉽지 않아 과대포장된 제품이라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선물 발송 직전과 수령 직후 상품을 열어보고 점검해야 하는데 택배로 전달되는 선물의 경우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품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완충재 등 포장부자재의 경우 구체적인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과도한 포장부자재 사용을 규제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부자재의 종류와 규격 등을 마련하고, 단속 등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단속에 대한 근거 규정이 마련되면 포장재 절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15일 동아일보가 서울 종로구의 한 마트에서 진행된 지자체와 환경공단의 과대포장 집중점검 현장을 동행 취재한 결과 진열된 모든 제품이 포장공간 비율 등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지자체 등이 점검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재포장이나 과대포장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명절 택배선물#폐기물#생활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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