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70% 접종에도 수도권 확진 최다… 추석 전국 재확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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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
수도권 확진 1494명… 전체의 73%, 국내 코로나 유행 이후 가장 많아
접종 늘며 ‘추석前 70%’ 달성 무난… 델타 전파력 탓 확진자 안 줄어
2주새 수도권 이동량 6.5% 증가… 정부 “굉장히 위험한 신호” 우려

코로나 검사 받으려… 길게 줄 선 서울 시민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다시 2000명을 넘었고, 특히
 수도권 확진자는 1494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뉴시스
코로나 검사 받으려… 길게 줄 선 서울 시민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다시 2000명을 넘었고, 특히 수도권 확진자는 1494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뉴시스
추석 연휴(18∼22일)를 열흘 앞두고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인도발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을 억누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랜 ‘사회적 거리 두기’에 피로가 쌓인 시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며 전국 이동량도 2주 연속 늘어났다. 정부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 성인 70% 1차 접종에도 수도권 최다 확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50명이다. 7월 7일 1211명 이후 64일째 네 자릿수 확진자다. 4차 유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상황은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가 149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72.9%를 차지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 수다. 경기 지역 확진자도 703명으로 처음으로 700명을 넘어섰다.

최근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에도 확진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8일 0시 기준으로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국민은 3132만3194명으로 전 국민 대비 61%다. 18세 이상만 놓고 보면 70.9%에 이른다. 지난달 1일 1차 접종자가 1944만4120명이었는데 한 달여 만에 1000만 명 넘게 접종한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추석 연휴 전에 ‘전 국민 70% 이상 1차 접종’ 목표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줄지 않는 것은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으로 확진세가 꺾일 거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접종률을 과신해 방역 수준을 급격히 낮추면 오히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 추석 연휴에 다시 전국 재확산 우려


수도권의 고강도 거리 두기가 오래 지속된 데다 최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완화한 점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국 이동량은 지난달 16∼22일 2억1992만 건에서 지난달 30일∼이달 5일 2억2874만 건으로 4% 늘었다. 수도권 이동량도 같은 기간 6.5%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오후 6시 이후 4명(접종 완료자 2명 포함)으로 늘렸다. 중수본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량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 이동량의 보조지표들도 최근 일제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거리 두기 장기화로 국민들이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참여 동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석 연휴에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코로나19 유행이 전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초만 해도 비수도권 확진자는 하루 100∼200명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런데 ‘7말 8초’(7월 말∼8월 초) 휴가 성수기에 수도권 인구가 이동하면서 8월 중순 비수도권 확진자가 하루 800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추석 연휴에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수도권의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만 정부는 추석 연휴 전후 17∼23일에 가족 모임 허용 인원을 8명(접종 완료자 4명 포함)까지 늘린 상태다.

정부는 수도권 확진자 수와 이동량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을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병상 등 의료 대응 여력이 점점 감소할 수 있다”며 “수도권에선 언제 어디서든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각별히 주의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수도권 확진#재확산 우려#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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