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 조례 상임위 통과…서울시 “전시관은 부적합”

뉴스1 입력 2021-09-07 16:31수정 2021-09-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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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기억공간 막바지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8.5/뉴스1 © News1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기억공간)을 재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이 예상대로 7일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시의회 110석 중 10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힘을 실고 있어 본회의에서도 의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서울시와 국민의힘은 광화문 광장에 건축물을 짓는 것에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이현찬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이 조례안은 광화문 광장에 민주화와 안전의식 제고 등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 수 있는 전시관과 동상, 부속 조형물 등을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재구조화 공사가 끝나는 내년 이후 세월호 기억공간을 광화문에 다시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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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안은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시의회 정치 지형상 표결 없이 처리됐으나 서울시와 국민의힘은 반대 의견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서성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의결에 앞서 “광화문 광장은 광범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대한 비워진 열린 광장으로 조성 중으로 전시관 등을 설치하는 것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전시관을 설치할 경우 향후 또 다른 형태의 건축물 설치요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표 광장인 광화문 광장 내 전시관이나 조형물은 다양한 의견이 있어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부동의 의견 개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성배 국민의힘 시의원도 “새로운 광장 조성 이후 기억공간 재설치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필요 없음’이 51.4%, ‘필요하다’가 29.2%였다”며 “굳이 장소가 광화문이 아니더라도 메타버스 등 가상현실 공간도 있다”고 말했다.

조례안이 오는 10일 시의회 제30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돼도 기억공간 설치로 곧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광장의 전시관·조형물 설치는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 민주당은 조례안 통과로 설치 근거를 우선 만든 후 서울시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오중석 민주당 시의원은 “세월호 유가족들도 기억공간을 그대로 설치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협의체를 구성해서 방법을 찾자는 것이고, 협상에 적극 임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진정성을 조례안 통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인 김희걸 민주당 시의원은 “기억공간을 당장 설치해야 한다는 논의를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세월호를 통해 촛불혁명이 일어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어떤 방식이든 조형물을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같은 당 김호평 시의원은 광화문 광장에 건축물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서울시 의견에 대해 “광화문 광장의 월대도 건축물이고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도 건축물 형태”라며 “그렇다면 전시관을 만들 수 없다는 얘기는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해당 조례안이 본회의에서도 압도적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민주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건축물 설치 요구 수위를 높일 경우 오 시장이 조례안 거부권을 행사하며 갈등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2019년 4월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된 이후 새롭게 설치된 공간이다. 지난달 초 광장 재조성 공사를 위해 해체돼 시의회에 임시 보관 중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세월호 기억공간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를 기념하는 식수와 표지석은 이미 거절당했는데 광장 취지에 맞게 조성하려면 조형물은 어렵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세월호와 유가족의 아픔을 기릴 방안을 계속 협의하겠다는 계획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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