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신임판사, 김앤장 독식”에… 대법 “블라인드 채용” 반박

박상준 기자 , 김태성 기자 입력 2021-09-07 03:00수정 2021-09-0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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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李의원 주장 반박자료 발표
판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대법원의 판사 임용 방식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대법원이 6일 “이 의원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격에 나섰다. 판사 임용 시 최소 법조 경력 기준을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낮추는 법원조직법은 이 의원의 반대토론에 일부 의원들이 동조하면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대법원은 “10년 이상 경력자만 판사에 지원할 수 있을 경우 법무법인(로펌) 등에 자리 잡은 경력자들이 지원하지 않아 판사 부족 사태가 발생한다”며 5년으로 기준을 낮추자고 주장해 왔지만 이 의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에선 법원의 다양성 강화 등을 이유로 반대해 온 것. 복병을 만난 대법원은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한 자료를 6일 발표하며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 ‘블라인드 채용했는데…’ 이탄희 “김앤장 독식”

올해 신임 판사 임용 과정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김앤장) 출신 변호사가 다수 합격하자 이 의원은 “김앤장의 판사 독식”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판사 임용 예정자 157명 중에 김앤장 출신이 20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이날 배포한 ‘현행 법조일원화 제도하에서의 판사 선발 절차’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해 신임 판사 임용부터 출신 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무법인(로펌)을 표기하지 않고 블라인드 형식으로 심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앤장 출신을 뽑은 게 아니라 김앤장 출신이 많이 뽑힌 것”이라며 “면접위원들은 지원자의 학교 및 로펌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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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판사를 필기시험 성적 중심으로 뽑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필기시험은 면접 전의 심사 절차일 뿐 면접 및 최종 합격 여부에는 필기시험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9년부터 올해까지 1312명의 지원자 중 969명(73%)이 필기시험을 통과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법조일원화 시행국 중 필기시험으로 판사를 뽑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도 했지만 주요 법조일원화 시행국인 영국도 판사 선발 과정에서 서류 심사와 필기시험을 시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10년 이상 경력자가 후관예우 더 심해”

이 의원은 최근 “사회의 여러 세력이 주도하는 법관선발위원회를 만들어 시민이 원하는 인재들이 판사로 임용될 수 있게 하겠다”며 ‘김앤장 판사 독식 방지법’ 발의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판사들은 “이미 판사를 선발하는 법관인사위원회 중 판사는 3명뿐이고 나머지 8명은 검사와 교수 등 외부위원”이라며 “여당과 시민단체 성향에 맞는 판사만 뽑겠다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법원은 또 이 의원의 주장이 일부 사실을 왜곡했다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은 “(법을 개정해) 5년 이상 경력자도 판사가 되면 후관예우가 심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관예우는 전관예우의 반대로 로펌 출신 판사가 자신이 속했던 로펌에 유리한 판단을 내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10년간 로펌에 소속됐던 변호사가 판사가 돼 출신 로펌을 더 우대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 의원이 “입법공청회 없이 졸속으로 법을 개정할 수 없다”고 한 지적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연구와 토론회를 이어왔다.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이탄희#신임판사#김앤장 독식#블라인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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