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日 꺾고 9회 연속 금메달… 도쿄 패럴림픽 한국 두번째 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4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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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금메달을 차지한 최예진(경기파트너 어머니 문우영 씨), 정호원(이문영 코치), 김한수(어머니 윤추자 씨·왼쪽부터).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금메달을 차지한 최예진(경기파트너 어머니 문우영 씨), 정호원(이문영 코치), 김한수(어머니 윤추자 씨·왼쪽부터).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보치아가 연장 접전 끝에 안방팀 일본을 물리치고 1988 서울 대회 이후 9개 대회 연속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과 최예진(30·충청남도), 김한수(29·경기도)가 출전한 한국 보치아 BC3 페어 대표팀은 4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5-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탁구 남자 단식 TT1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에 이은 이번 대회 한국 두 번째 금메달이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을 따낸 뒤 헹가래를 받고 있는 정호원.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을 따낸 뒤 헹가래를 받고 있는 정호원.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정호원은 △2008 베이징 페어 금 △〃 개인 동 △2012 런던 개인 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개인 금 △〃 페어 은메달에 이어 4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2012 런던 대회 때 개인전 금메달, 2016 리우 대회 때 페어 은메달을 딴 최예진도 3개 대회 연속으로 패럴림픽 메달을 따냈다.

2016 리우 대회 때 두 선수와 함께 페어 은메달을 딴 김한수는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안았다.

임광택 대표팀 감독은 “이 세 선수가 페어에 나선 게 세 번째인데 그동안 금메달이 없었다. 금메달을 꼭 따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는데 승리하고 대성통곡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풀었다. 날아갈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딴 김한수.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딴 김한수.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비장애인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종목인 보치아는 구슬치기와 컬링을 합친 듯한 형태로 표적구를 향해 공을 던지거나 굴려서 표적구에 더 가까이 있는 공에 1점씩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BC3 등급 참가 선수는 홈통 같은 도구를 활용해 투구를 하며 이 과정에서 경기 파트너 도움을 받는다. 경기 파트너 역시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메달을 받고, 한국에 들어오면 메달 포상금도 받는다.

페어는 2인조 경기라는 뜻으로 참가 선수 3명 가운데 2명이 각 엔드에 출전해 경기를 치른다. 페어 경기는 4엔드까지 진행하며 이때까지 동점일 때는 연장전을 치른다.

결승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다카하시 가즈키(왼쪽)와 금메달 획득에 기뻐하는 정호원(오른쪽).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결승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다카하시 가즈키(왼쪽)와 금메달 획득에 기뻐하는 정호원(오른쪽).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연장전은 표적구를 코트 한 가운데 두고 시작한다.

일본 쪽으로 기울던 연장 승부 방향을 되돌린 건 최예진이었다.

최예진이 투구한 다섯 번째 공이 표적구 앞에 있던 한국 공을 밀어 표적구 쪽으로 더욱 가까이 붙게 만들었다.

일본은 남은 공 4개로 이 공을 쳐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한국이 금메달을 확정했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을 따낸 뒤 헹가래를 받고 있는 최예진.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을 따낸 뒤 헹가래를 받고 있는 최예진.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연장전을 치를 때 임 감독은 “죽는 심정이었다”고 했고 이문영 코치도 옆에서 “제가 더 죽는 심정이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의연했다. 최예진은 “떨리지 않았다. 정호원을 믿고 플레이 했다”며 “선수촌에서도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경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노영진이 2020 도쿄 패럴림픽 선수촌을 떠나면서 찍은 기념사진. 한국 보치아 대표팀 제공
노영진이 2020 도쿄 패럴림픽 선수촌을 떠나면서 찍은 기념사진. 한국 보치아 대표팀 제공
보치아 대표팀은 경기 일정을 시작하기 전부터 노영진(28·광주광역시)이 건강 악화로 급히 귀국하는 등 악재를 맞았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는 ‘강호’답지 않게 선수들이 연이어 탈락하면서 페어에 나서는 선수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임 감독은 “노영진이 갑자기 건강 악화로 조기 귀국 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오만가지 걱정을 했다”면서 “빨리 한국에 가서 노영진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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