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론징벌법’ 강행…해외서도 유사 입법사례 없어

뉴스1 입력 2021-08-19 08:41수정 2021-08-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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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현안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1.9.17/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허위 또는 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내용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 사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문제가 된 보도에 대해 수천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제도가 갖춰져 있다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제한된 조건에서만 배상이 인정되거나 유사한 입법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해외 주요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특정 영역을 규제하는 법률 또는 규칙에 명시하기보다 사실상 법원의 판결에 의해 제도화됐다”며 “특히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별도로 규정한 사례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의 요건에 대한 입증이 형사책임의 입증 정도로 엄격하다”고 했고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고 판례마다 다소 상이한 입장”이라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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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국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매우 제한된 경우에만 인정된다. 관련 보도가 명예훼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확정적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한다. 가해자가 명예훼손을 해서 얻는 이익이 손해배상액을 능가할 거란 계산도 해야 한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액 산정 원칙은 징벌과 계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적정성 확보를 위해 민사사건에서 배심재판이 줄어들고 법원의 개입이 점차 강화돼 매우 드물게 징벌적 손해배상이 선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판결로는 영국 주간지 선데이 미러가 1997년 가수 엘튼 존이 먹고 바로 토하는 기괴한 다이어트를 한다며 ‘엘튼 존의 죽음의 다이어트’라는 표제로 내보낸 기사에 대해 35만 파운드를 배상한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만들 수 없다’는 수정헌법 1조에 따라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직접적으로 규정한 법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악의적 허위보도’는 언론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피해자의 실질적 손해를 뛰어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판례로 인정한 사례는 있었다. 1983년 인권 변호사인 엘머 거츠가 자신에 대해 허위 보도한 지역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3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4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한 ‘거츠 대 로버트 웰치’ 사건이 대표적인 판례이다.

인도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확정적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입증돼야 하며, 명예훼손으로 인한 이익이 손해배상액을 능가할 거란 기대가 입증돼야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된다.

또 다른 논란이 일은 조항인 기사 열람차단청구권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해외의 입법 사례를 찾지 못했다”며 “해외 주요국의 언론 피해구제는 주로 명예훼손 관련 법률에 의한 소송에 의하며, 법정 기구가 아닌 자율기구인 언론평의회가 언론중재위원회의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의 ‘일반정보보호법(GDPR)’ 제18조는 잊힐 권리를 명문화한 삭제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정보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포털과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 미디어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사 삭제는 언론에 의한 인격권 침해 차원에서 언론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법률적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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