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벨라루스 선수 “귀국시 교도소나 정신병원 보내졌을 것”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9일 22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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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가 폴란드로 망명한 벨라루스의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가 고국으로 돌아갔다면 교도소나 정신병원에 가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공영 NHK가 9일 보도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지난 8일 NHK와의 온라인 단독 인터뷰에서 폴란드로 망명한 경위에 대해 “교도소나 정신과 병원에 보내지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귀국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것이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정선거 비판을 받고 있는 벨라루스 대선 1주년(9일)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기 위해 폴란드 등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할 의향을 드러냈다.

그는 “언론인과 선수, 정치범 등 벨라루스 국민을 응원하기 위해 달리고 싶다”며 달리는 것으로 벨라루스에서 탄압받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폴란드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는 “계속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밖에 나가면 안전한지 확신이 없다”며 안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마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여자대표팀 소속으로, 본인의 주종목이 아닌 400m 계주에 출전하게 되자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전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정권을 비판했다’며 벨라루스로 강제 귀국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도쿄올림픽 출전 전에도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SNS를 통해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벨라루스국가올림픽위원회의 귀국 지시로 지난 1일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갔으나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망명을 희망했으며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내줬다. 또 우크라이나로 피신한 그의 남편에게도 비자를 발급했다.

벨라루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1994년 집권한 이래 지금까지 정권을 잡고 있다.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에 대한 탄압이 강해지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에서 6번째 임기에 당선됐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5월23일 반정부 언론인 로만 프로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제3국 여객기인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를 강제 착륙시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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