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변호사도 “망했다”…긴장감 넘친 ‘준스톤’의 대변인 선발전

뉴시스 입력 2021-06-24 19:02수정 2021-06-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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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면접장 수준…'중얼중얼' 준비된 발언 연습도
79세 대기업 전 임원부터 교복 입고 등장한 고3까지
이준석 "줄서기 인사 아닌 실력 있는 분 모실 것"
24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는 수시간 째 긴장감에 사로잡힌 채였다. 당사를 채운 약 60여명의 인파는 모두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에 나선 이들로 561명에 달한 전체 지원자 중 서류 전형을 통과한 1차 합격자다.

국민의힘은 이날 1차 합격자 150명을 A조, B조, C조로 나눠 압박 면접을 진행했다. 오전 1시에 시작된 면접은 오후 7시를 훌쩍 넘은 시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면접자들의 대기실이 된 당사 로비의 분위기는 대기업의 면접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몇몇 지원자들은 각자 준비해 온 문서 꾸러미를 살펴보거나 휴대폰으로 최근 기사를 찾아 읽으며 현안을 파악했다. 준비한 답변을 외우는 듯 긴장된 표정으로 허공을 보며 중얼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당사 테라스에서는 각각 20대와 30대로 보이는 여성 지원자 두 명이 서로에 ‘공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마지막 연습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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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전 임원·유명 변호사도 등장…‘靑 청년비서관·탈원전정책’ 등 질문
오전 면접에는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방송인 임백천 씨의 부인 김연주 아나운서, 채널A 하트시그널 출연자인 장천 변호사 등 유명 인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원자 중 최고령자인 79세 민계식 전 이사는 면접을 마친 후 “국민이 모두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제2의 꿈을 가지고 살아가려 한다”며 이날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고령 지원자로 알려졌다. 관련한 질문이 있었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얘기를 없었다”며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나”고 되묻기도 했다.

화제를 모은 장천 변호사는 면접을 끝내고 나오며 “망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편안한 질문할 줄 알았는데 정책에 대한 제언 이런 것들을 (질문)하셨다”며 “깊게 생각했던 질문이 아니라 대답을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답을) 하다보니까”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장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박할 논리’ ‘25세 청와대 청년 비서관 임명’ 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앳된 얼굴의 지원자들도 상당수였다.

만 18살, 고3 수험생인 천유비씨는 “이준석 대표가 된 후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덕분에 대변인 선거방식이 바뀌었다”며 “비록 어리지만 나도 개혁과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의지에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면접을 마친 정혜성씨 역시 만 18살이다. 그는 “아무래도 노련함이나 경험은 제가 모자랄 것”이라면서도 “이런 기회가 다시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그의 두 손에는 A4 10장 분량의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법률안 20여 개가 들린 채였다.

“상당히 뛰어난 지원자들 많다”…흥행성공한 이준석 1호 공약
국민의힘 선발 토론배틀은 이준석 대표의 1호 공약이다. 토론배틀은 실력에 기반해 당직을 분배하겠다는 이 대표의 뜻을 반영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조수진·정미경 최고위원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서범수 당대표 비서실장, 한기호 사무총장,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오전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지금까지 정치참여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다양한 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다”며 “무엇보다 A조 면접만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뛰어난 지원자들 많아서 심사위원들이 굉장히 고무됐다”고 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너무나 혼란스럽다”며 “(준결승에 진출할) 16명을 가리는 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완전 블라인드기 때문에 저희도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오신 분들인가’ 궁금할 정도로 달변이다”며 “무엇보다 정치 의식이 높은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정말 어린 분도 나이 많으신 분도 하나같이 자신의 정견을 밝히는 데 거침이 없으신 게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교복을 입고 온 지원자들에 대해서는 “아직 첫 투표를 행사하지 못한 분들이 지원해서 25세가 안 되는,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없는 분들이 만약에 (대변인이) 되게 된다면 그건 앞으로 우리 정치에 있어서 개선해야 될 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의 대변인을 지낼 역량을 지닌 사람이 피선거권이 없다는 건 굉장한 모순이다”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저희 당에서 피선거권 연령인하에 대해 많은 고민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정당의) 당직을 이해관계나 친소관계, 줄서기 캠프인사가 아니라 국민 중에서 실력 있는 분을 골고루 모실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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