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1+1 재포장’, 30분새 19개 발견

강은지 기자 입력 2021-06-23 03:00수정 2021-06-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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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포장금지 시행 6개월… 마트 가보니
마요네즈-선크림 등 2개씩 포장…“경쟁 제품도 묶음 판매” 눈치싸움
내달 중기제품-3개 이하도 금지…단속 피하려 ‘4개 묶음’ 꼼수도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포장 상품들. 한 개 가격에 하나를 더 주는 ‘1+1’ 기획 판매를 하는 로션(아래 사진)은 전체를 플라스틱 비닐로 감쌌다. 7월부터는 3개 묶음 제품(위 사진)도 재포장이 금지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대형마트 등에서 재포장 금지가 시작된 지 6개월째다. 환경부는 올 1월부터 이른바 ‘원플러스원(1+1)’이나 증정 제품 제공 때 개별 상품을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재로 다시 감싸는 것을 금지했다. 7월부터는 규제 대상이 늘어난다. 이달까지는 대기업이 만든 2개 이하 제품의 묶음포장 판매만 금지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중소기업 제품도 재포장 금지 대상이 된다. 또 제품을 3개까지 묶어 팔 때도 재포장이 안 된다. 제도 확대 시행 2주를 앞두고 서울의 주요 마트를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 사라지지 않는 재포장 관행
“이거 재포장 위반이네요.”

17일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 취재진과 동행한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화장품 코너를 가리켰다. 재포장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기업에서 생산한 세안제와 보디로션이 2개씩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있었다. 제조일자는 모두 올해 2월. 1월 생산품부터 재포장 금지 대상이라 규정 위반이다.

현재 적발 대상인 2개들이 재포장 제품은 식품과 화장품 코너에 많았다. 900mL 우유 2개를 비닐로 묶어 포장하던 것은 사라졌지만 케첩과 마요네즈, 선크림 등은 여전히 2개씩 포장돼 판매대에 진열됐다. 백 활동가는 30분 동안 위반 제품 19개를 찾아냈다. 그는 “이런 포장재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버려야 하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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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식품 재포장 비닐에는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재’라고 적혀 있었다. 자칫 소비자들에게 ‘써도 괜찮은 포장재’란 인식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생분해성 수지도 합성수지이므로 재포장 금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재포장을 해서 판매하다 적발되면 수입자와 제조자, 판매자 모두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면적이 33m² 이상인 가게는 모두 적용 대상이다. 단, 과일같이 1차 식품, 낱개 판매를 하지 않는 제품 등은 재포장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묶음 판매를 해야 할 경우에는 재포장 대신 띠지 및 고리 등으로 제품을 연결하거나 가격표에 가격만 표시하는 방식으로 판매하면 된다.

○ 7월부터 ‘3개 재포장’도 금지
다음 달부터는 재포장 금지 제품이 중소기업 제품(7월 생산품부터)과 3개까지 포장 제품으로 확대된다. 제도 시행이 코앞인 상황이지만 3개를 묶은 재포장은 대형마트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었다.

유독 3개 제품 재포장이 많은 품목도 있었다. 육포, 젤리, 치약 등은 대부분 3개씩 비닐에 재포장된 채 진열돼 있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경쟁 회사가 재포장 제품을 진열하고 있는데 우리가 먼저 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속이 코앞이지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으로 ‘눈치 게임’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3개 묶음 재포장 금지에 대비해 4개씩 묶어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과거 2, 3개 묶음 판매가 많았던 과자, 찌개양념, 게맛살 등은 4개씩 재포장돼 진열 중이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3개 이하’라는 재포장 규정이 기업들에는 빠져나갈 여지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점포 등에 7월 재포장 금지 지침을 알리고 있다”며 “전국적인 계도와 단속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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