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동 ‘옛 부산외국어대 부지’ 공영개발 물건너가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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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와 이견으로 민간에 부지 낙찰
부산시는 청년창업센터 등 추진 밝혀
용도변경 등 개발과정서 진통 우려

부산외국어대가 있었던 남구 우암동 캠퍼스(13만 2000㎡) 전경. 공영개발이 추진됐지만 잇따른 협상 결렬로 민간에 부지가 낙찰됐다. 부산외대는 2014년 금정구 남산동 캠퍼스로 이전했다. 부산외대 제공
부산외국어대가 있었던 남구 우암동 캠퍼스(13만 2000㎡) 전경. 공영개발이 추진됐지만 잇따른 협상 결렬로 민간에 부지가 낙찰됐다. 부산외대는 2014년 금정구 남산동 캠퍼스로 이전했다. 부산외대 제공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국어대 부지(13만2000m²)의 공영 개발이 난관에 부닥쳤다.

부산외국어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부지 매각 협상이 차질을 빚으면서 결국 민간에 부지가 낙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청년창업센터 건립 등 공영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부지 개발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5일 부산외국어대 학교법인 성지학원 등에 따르면 최근 우암동 부지에 대해 교육용 재산매각 제3차 입찰을 진행한 결과 한 민간 업체가 단독으로 응찰해 부지를 낙찰받았다. 낙찰받은 업체가 17일까지 낙찰금의 10%를 성지학원 측에 납부하면 매매 계약이 성사된다.

매각 대금과 업체명은 계약이 최종 이뤄지면 공개된다. 성지학원은 지난달 17일부터 우암동 부지의 최저 입찰 예정액을 1030억 원으로 산정해 제3차 입찰공고를 냈다. 해당 부지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차례 매각이 추진됐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우암동 부지는 2014년 부산외국어대가 금정구 남산동 캠퍼스로 이전한 뒤부터 장기간 방치됐다. 성지학원은 2019년 11월 이 부지를 매수해 달라고 시에 요청했고, 시는 같은 해 12월 LH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공영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H가 부산외국어대 부지를 매입하면 시가 용도변경을 거쳐 우암동 캠퍼스 일대를 공공복합타운, 청년창업센터, 부산형 테라스하우스, 사회적 주거단지 등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우암동 캠퍼스 부지의 67%는 자연녹지, 나머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이에 민간 업자가 아파트로 개발할 경우 용도변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LH와 성지학원은 네 차례 실무 협의를 벌였지만 토지 매각 대금 액수 차이로 협상이 결렬됐다. 양측이 제시하는 금액 차이가 200억 원가량으로 큰 데다 캠퍼스 내 노후 건물 11개 동의 철거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가 막판까지 걸림돌이 됐다.

성지학원 관계자는 “우암동 부지를 담보로 남산동 캠퍼스를 건립했는데 협상이 계속 결렬돼 대출이자 등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매각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공영 개발을 하면 좋겠지만 매각 대금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법인 자산을 손해 보면서까지 매각할 경우 담당자는 배임의 문제에 처할 수 있다”며 “교육용 자산이기 때문에 매각 대금 대부분을 대출금 갚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학교 발전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 부지 낙찰 소식에 시는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지에 대해서는 공영 개발이 아닌 다른 개발 방안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종경 시 도시계획실장은 “우암동 부산외국어대 부지의 공영 개발을 통해 지역 청년 인재와 유망 기업을 연결하고 공공기관 유치와 더불어 공공복합타운 조성, 미래 산업 창출을 위한 각종 시설을 구축해 부산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우암동#옛 부산외국어대 부지#공영 개발#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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