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책임보험 도입 5년… 기업부담 줄이고 혜택 늘린다

강은지 기자 입력 2021-06-15 03:00수정 2021-06-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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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가스 사고 이후 마련
자기부담률 0.1%로 확 낮추고 배상청구 기간 60일→1년 확대
2012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 당시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000여 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다. 농작물과 가축, 산림 피해도 속출했다. 정부가 이 사고에 투입한 피해 복구 및 보상비용만 554억 원에 달한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뒤 사회적 논의를 거쳐 도입한 제도가 바로 환경책임보험이다. 환경책임보험이 2016년 7월 이후 도입 5년을 맞았다.

환경책임보험은 천재지변 및 고의적인 사고를 제외한 모든 환경오염 사고에 적용된다. 대기, 수질, 폐기물, 토양, 화학물질, 해양 관련 사업장 시설 가운데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곳은 의무 가입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 의무 가입 사업장 1만4470곳 가운데 휴·폐업한 곳을 뺀 1만4102개 사업장(97.5%)이 보험에 가입했다. 한국염료안료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인 이양수 삼원산업 대표는 해당 보험에 대해 “기업들이 사고가 났을 때 어떤 형태의 토양·수질 오염이 발생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환경책임보험이 도입되면서 사고가 난 이후에도 기업이 존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018년 인천에서 발생한 석유 유출 사고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 저유소(원유 저장소)에서 석유가 유출돼 주변 토양이 오염됐는데, 환경책임보험에서 5억3000여만 원을 지급해 즉각 사고 조사와 복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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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무사고 시설의 보험료를 낮추고, 보험 지급 대상을 확대하도록 환경책임보험 요율을 개정해 이달 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기존에 가입하던 화재보험 외에 추가 보험을 들어야 하는 셈이라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개정에 따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하는 보상한도액 가운데 사업장이 부담하는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0.5%에서 0.1%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피해액이 자기부담금보다 낮아 보험금이 미지급되는 경우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무사고 할인율을 도입해 환경안전관리가 양호한 시설에 대해 보험료 할인 폭을 현행 최대 10%에서 15%까지 늘려 적용한다. 아울러 환경오염 사고에 대한 배상청구 가능 기간을 보험기간 만료 후 60일에서 1년까지로 확대했다.

환경부는 환경법규를 위반한 사업장에 덧붙일 할증률도 연내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하고 내년 요율 개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박용규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환경책임제도 요율 개정은 피해자와 사업장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보험업계 및 산업계와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경책임보험 ::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했을 때 빠른 피해자 구제와 지속가능한 사업장 경영을 위해 2016년 7월 도입된 보험. 특정 유해 물질을 취급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인 사업장은 의무 가입해야 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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