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한여름 날씨… “올해 빙그레 매출 1조 넘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9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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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냉동고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2021.3.1/뉴스1 © News1
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냉동고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2021.3.1/뉴스1 © News1
오늘(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갔다. 어제 대구는 33도까지 올라 한 여름 날씨를 방불케했다.

이런 날씨가 되면 갑자기 바빠지는 품목이 몇 개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스크림, 맥주, 콜라 등이 꼽힌다. 점심시간 냉면 콩국수 맛집에는 어김없이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증권사들 “날씨 덕에 빙그레 매출 1조 클럽 가입 예상”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작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가 올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증권사 3곳 이상이 빙그레의 올해 연간 매출 실적 예상치는 1조1413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대비 각각 18.99%, 22.3% 증가다.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한 것은 기상예측 때문이다. 기상청이 올해 여름 기후 전망을 통해 올 여름 기온이 평년 이상 높을 수 있다는 예고를 내놓았다. 작년의 경우 평년 대비 폭염 일수가 적었고 여름철 내내 장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여기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야외활동이 크게 줄었다. 빙과류 판매도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역시 아이스크림 판매는 여름날씨가 변수이긴 하지만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막대형 아이스크림은 27℃, 부라보 콘은 25~30℃, 일명 쭈주바는 31℃가 ‘임계온도’
마케팅업계에서는 일정 기온이 넘으면 수요가 급증하는 온도를 ‘임계온도’라고 부른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종류별로 다른데 막대 아이스크림은 27℃, 콘 아이스크림은 25~30℃에 많이 팔린다고 한다.

이 기온을 넘어면 오히려 콘 매출이 떨어지고 다른 형태의 아이스크림 매출이 올라간다. 튜브형 일명 쭈쭈바 아이스크림은 무척 더운 31℃부터 매출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맥주는 26℃가 임계온도다. 30℃를 넘으면 매출이 급증하고, 습도까지 높은 열대야에 매출이 최고조에 이른다. 콜라 같은 탄산음료의 임계온도는 25℃로 알려져있다. 1℃오를 때마다 매출이 10~15%씩 올라간다.

이들 여름 특수 업종은 여름 ‘평균’ 기온도 중요하지만 특별히 기온이 높은 날 즉 폭염이 며칠 지속되느냐가 매출을 좌우한다.

●파리바게뜨, 날씨 빅데이터 활용 “비가 오면 피자빵이 많이 팔려”

날씨는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각종 식품 판매에 직결되고 있어 이를 마케팅과 접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최근 호에 따르면 비 예보가 있는 날이면 파리바게트 각 점장은 피자빵을 더 많이 주문한다고 한다.

파리바게뜨 각 지점에서는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어쩐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재고가 남았는지 본사 구매 시스템에 입력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와 날씨데이터를 연계하면 ‘날씨판매지수’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비가 오는 날이면 피자빵을 비롯해 기름기가 많은 빵이 많이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미리 제품을 준비하고 다른 제품을 덜 준비해 재고를 줄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날씨 경영은 기업들이 날씨 리스크를 헤지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날씨가 사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수치 통계학적으로 분석하고 간 산업에서 필요한 세부 전략을 구성하면 매출 증대와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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