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00일’ 김창룡 청장 “일반수사 주체는 경찰…책임수사 실현한다”

뉴스1 입력 2021-05-31 07:17수정 2021-05-3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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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경찰청장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접견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5.26/뉴스1 © News1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 66년 숙원’으로 불린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권한을 폐지하고 독자수사의 주춧돌을 놓는 개혁이기 때문이다. 올해 1월1일 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면서 경찰은 독자적인 수사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동시에 경찰권 비대화를 견제하는 법도 시행됐다. 국가경찰을 지휘하는 경찰청장, 수사경찰을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자치경찰을 지휘하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로 경찰권을 ‘삼등분’한 게 핵심 내용이다.

김창룡 경찰청장(57·경찰대 4기)은 수사권 조정 원년의 경찰 수장이다. ‘66년 숙원’의 실현으로 권한이 확대된 경찰을 이끄는 동시에 자신의 권한을 분산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경찰의 힘이 커졌으나 청장의 권한은 일정부분 제한됐다. 역대 경찰총수 21명 중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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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은 26일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김창룡 청장과 마주 앉았다. 이날은 김 청장 취임 307일째, 수사권 조정 시행 146일째 되는 날이다.

- 올해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수사구조 개혁에 따라 올해 1월1일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시행됐다는 점이다. 이른바 ‘수사권조정’법이다. 지난해까지 수사권 조정 관련 법 제정과 개정을 추진했다면 올해는 실질적으로 그 법을 시행하고 있다. 법 시행에 맞춰 책임수사 체계를 마련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책임성 있고 전문성 있는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잡았다.”

- 수사권 조정 실행 과정에서 현장 혼선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있다.
“경찰은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은 당연히 보완해야 한다. 제도라는 것이 사실 새로 도입되면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경찰이 전보다 더 치밀하게 수사해야”

© 뉴스1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6대 범죄만 직접 수사할 수 있다. 모든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있던 검찰의 권한이 올해 법 시행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6대 범죄는 Δ부패 범죄 Δ경제 범죄 Δ공직자 범죄 Δ선거 범죄 Δ방위사업 범죄 Δ대형참사 범죄다.

무엇보다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경찰은 무혐의 등으로 판단한 사건을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게 됐다. 과거와는 달리 검찰에 사건을 넘기지 않아 이를 ‘불송치’라고 부른다.

다만 검찰은 불송치 기록을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90일 이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등에 보완수사도 요청할 수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혐의 관련 경찰 수사에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한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경찰이 송치한 13만여건 중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한 사건은 전체의 11.3%인 1만4000건에 달한다.

-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없도록 경찰이 제대로 수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수사권 개혁으로 경찰이 일반적 수사주체가 된 것은 분명하다. 이전보다 더 치밀하고 철저하게 수사 완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다만 어떤 사안을 놓고 개인이나 여러 기관의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는 없고 일정 정도 견해차는 불가피하다.”

- 경찰 수사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다고 해서 경찰수사에 문제나 과오가 있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수사권 조정으로 변화된 신법체계에서는 종전처럼 검사가 직접 수사를 보완하지 않는다. 관련 법령(수사준칙)에 따라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완 수사요구는 일정 부분 증가할 수밖에 없다.

- 수사권 조정의 원년인 올해 지방청의 경찰 간부가 성 비위 문제로 대기발령 조치되고 경찰관이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되는 일도 있었다.
”성 비위와 음주운전 등 중대 비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예방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개개인의 의식과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종합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취임 직후 경찰 성범죄 근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성범죄 예방·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가해자 엄중 처벌과 관리자 책임성 강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1일 수사권 조정 후속조치로 ‘국가수사본부’(국수본)도 출범했다. 경찰청장은 국수본 출범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개별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할 수 없게 됐다. 대신 국수본부장이 경찰 수사를 총괄한다.

- 경찰권 확대에 따른 경찰청장의 비대화를 견제 또는 제한하자는 취지인데 잘 지켜지고 있는가.
”먼저 그 취지를 살펴보자. 경찰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경찰권 확대에 따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실현하자는 의미다. 관련 법에는 경찰청장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한 이의 제기권을 보장하는 등 견제와 균형의 원리 실현을 위한 장치가 이미 포함돼 있다.

다만 일반경찰과 수사경찰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치안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경찰조직의 본래적 사명이다. 이 사명을 다할 것이다. 치안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

- 김 청장은 박상학 자유북한연합 대표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관련해 경찰의 초동수사가 미흡하다고 질책하고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바 있다. 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질책이지만 국수본의 수사 독립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대북전단 살포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처벌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다. 개별적 지시가 아닌 일반적 지시다. ‘청장은 개별사건에 대한 구체적 지휘를 할 수 없다’는 관련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담당 수사부서가 독립성을 갖고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

◇“경찰 중대한 전환점” 강조

경찰과 소방관 등 사회필수인력의 예방접종이 시작된 4월2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2021.4.26/뉴스1 © News1
수사권 조정으로 커지는 경찰 권력을 분할하기 위한 ‘자치경찰제’도 올해 1~6월 시험운영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경찰사무는 자치경찰·국가경찰·수사경찰, 세 개의 지휘·감독체계로 분리된다. 자치경찰은 Δ학교폭력 Δ아동·여성 관련 범죄 Δ교통법규위반 단속 등 민생치안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김 청장은 최근 들어 시도경찰청별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며 자치경찰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사전 점검을 하고 있다.

- 자치경찰제 때문에 치안공백이 생기거나 일선에 혼선이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선 현장 경찰관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한다. 또 경찰청장이 치안상 불가피할 경우 자치경찰을 직접 지휘·명령할 수도 있다.

국가비상사태 등 전국적인 치안유지를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거나 다수의 시·도에 동일한 치안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또는 시·도의 경찰력 만으로 국민의 안전보호와 질서유지가 어려운 경우다. 현장의 혼란·혼선 없이 안정적인 치안력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좀 다른 질문이다. 올해 초 경찰청 실무진 인사 때 기능별 국장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고 한다. ‘국장의 의견에 따라 실무진 인사를 내는 것은 김 청장이 처음’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수사권 조정에 따라 흔히 ‘책임수사 체제’가 열렸다고 한다. 실무진을 지휘하는 부서장(국장)의 역할을 책임수사 체제에 따라 존중하고 동시에 그에 따른 책임도 국장들에게 부여한다는 취지다. 변화된 법 취지를 고려해 현장에서 그만큼 책임감 있게 일하라는 취지였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올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75년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 평생의 꿈은 ‘가장 안전한 나라’ ‘존경과 사랑받는 경찰’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믿음직한 동료들과 하루하루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데서 보람을 찾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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