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 ‘건국 염원’ 사리병은 최고급 석영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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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 직전 금강산에 봉안
일반유리보다 고온서 만들어
8월15일까지 춘천박물관 전시

이 구슬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이성계 사리장엄구는 15일부터 열린 국립춘천박물관의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에서 전시 중이다. 8월 15일까지.
이 구슬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이성계 사리장엄구는 15일부터 열린 국립춘천박물관의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에서 전시 중이다. 8월 15일까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건국 직전인 1390, 91년 조성한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사리를 봉안한 기구)의 사리병(사진) 재질이 석영유리로 밝혀졌다. 불순물을 최소화한 석영유리는 일반 유리보다 제작 기술이 한층 까다롭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보물 제1925호) 유물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리병 재질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승의 유골을 봉안하는 사리장엄구는 통상 항아리(舍利壺·사리호)와 사리병, 부처에게 바치는 공양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성계는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건국의 염원을 담아 금강산에 사리장엄구를 봉안했다.

중앙박물관이 재질 조사를 마친 사리병은 높이 9.3cm, 지름 1.2cm, 무게 31g이다. 은으로 도금한 받침대와 마개를 위아래에 각각 설치했고, 안에는 사리 받침대를 뒀다. 중앙박물관은 사리병의 파손 부위를 최근 수리했다. 일반 유리보다 강도가 약 2배인 석영유리는 1500도의 고온에서 만들어야 해 제작이 까다롭다. 일반 유리는 1000도 미만의 열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앞서 경북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유리구슬 6점이 석영유리 재질로 조사됐다. 이 구슬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이성계 사리장엄구는 15일부터 열린 국립춘천박물관의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에서 전시 중이다. 8월 15일까지.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이성계#사리병#석영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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