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대교체 바람… 해외 30대 정치인 누가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8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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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30대 정치인들이 돌풍을 일으켜왔다. 이들은 대부분 10대 시절부터 특정 정당, 청년 조직,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활동하며 풍부하게 정치·행정 경험을 쌓았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중앙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일종의 정석 코스다.

대표적인 사례는 현직 최연소 국가수반인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35). 10대 시절부터 우파 국민당에서 활동하다 31세인 2017년 첫 총리가 됐고 2019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6) 또한 10대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했고 2019년 말 집권했다. 유럽연합(EU)의 국회의장 격인 샤를 미셀 정상회의 상임의장(46)도 2014년 38세에 벨기에 총리에 등극했다. 2017~2020년 아일랜드 총리를 지낸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부총리(42)도 2017년 취임 당시 38세였다.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미국에서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경선 과정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킨 ‘백인 오바마’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39)이 대표적 30대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준석과 마찬가지로 하버드대 출신이며 인구 10만 명의 소도시인 오하이오주 사우스벤드에서 2012~2020년까지 재선 시장을 지내며 중앙정계에 데뷔할 바탕을 다져왔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첫 경선의 첫 관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깜짝 1위를 하며 단단히 중앙 정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하원의원이 된 4명의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들, 일명 ‘스쿼드’도 젊은 나이에 미 정계 주류에 안착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이중 1989년생으로 32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주)은 미 MZ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대통령보다 유명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982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무슬림 난민 출신으로 12살에야 미국 땅을 밟은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미네소타) 역시 대표적 30대 정치인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 하원의원.


본인이 40세의 나이에 집권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장관직에 계속 30대를 기용하고 있다. 정부의 ‘입’인 장관급 정부대변인을 맡고 있는 가브리엘 아탈은 1989년생으로 불과 32세에 불과하다. 한국계 세드릭 오 디지털경제부 장관 역시 39세다. 그의 동생이자 하원의원인 델핀 오 의원도 1985년 생으로 36세며 클레망 본 유럽담당 장관도 1981년 생 32세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55)는 2005년 39세로 집권 보수당 대표에 오른 후 2010~2016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이탈리아에서는 수도 로마의 첫 여성 시장인 바르지니아 라지 시장(41)이 2017년 37세에 시장에 올랐다. 루이지 디마이오(35)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좌파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을 이끌며 2018년 부총리에 올랐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일본에서도 ‘30대 장관’과 도지사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40)은 38세였던 2019년 환경상에 입각해 남성 기준으로 일본의 최연소 장관을 기록했다. 비록 세습 정치인이긴 하지만 28세에 국회의원이 됐으며 벌써 4선 의원 중진이 돼 꾸준히 차기 총리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日 환경상.
고이즈미 신지로 日 환경상.


2019년 38세에 홋카이도 지사로 선출된 스즈키 나오미치 씨(40)는 ‘흙수저’ 성공신화를 쓴 인물이다. 1981년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모친, 누이와 셋이 생활하며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도쿄도청 하급 공무원이 됐다. 안정적인 공무원 직장을 버리고 2011년 재정 파탄 지자체인 홋카이도 유바리 시장 선거에 출마해 30세 나이로 당선됐다. 8년간 유바리시 구조조정을 위해 전력질주 했고, 그의 인생 스토리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2019년 홋카이도 지사로까지 선출된다.
스즈키 나오미치 日 홋카이도 지사.
스즈키 나오미치 日 홋카이도 지사.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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