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깜짝 만남을 가졌다.
박 후보와 이 지사는 인재근 민주당 의원 주선으로 이날 오전 11시40분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이어 의원회관 정문에서부터 소통관 앞 커피숍을 지나 분수광장까지 20여분간 도보 산책을 이어갔다.
이들은 ‘선거법’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친밀함을 과시했다. 공직선거법 9조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명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산책길에 오르기 전 “같이 가는 것까지는 선거법 위반은 아니겠죠? 제가 선거법 때문에 하도 데어서…”라고 말하며 박 후보와 동행하는 동안 다섯여 차례 ‘선거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5일 출간한 책 ‘박영선과 대전환’ 서평을 써준 이 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이 지사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서평 문안을 다 검토받았다”며 “우리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 줄 모르고…”라고 화답했다.
이어 박 후보는 소통관 앞 커피숍에서 이 지사에게 ‘따뜻한 카페라떼’를 건넸다. 자신은 ‘따뜻한 바닐라라떼’를 주문했다. 이 지사는 “제가 나중에 송금해드리겠다”고 말했고 박 후보는 “제 것이 300원 더 비싸네요”라며 화기애애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또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며 박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소상공인 디지털화 일환으로 전통시장에 도입한 키오스크에 관해 설명했다. 이를 들은 이 지사는 “서울시장을 맡게 되시면 매우 혁신적으로 잘하실 것 같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산책을 마치고 분수광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 후보의 공약인 ‘서울시민 1인당 보편적 재난위로금 10만원 지급’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그는 “경기도는 이미 하는데 다른 지방정부에서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아직 (시장이) 되신 건 아니지만 정책 방향을 그렇게 정한다고 해 반가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지지율 하락세’ 관련해 “저는 내일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서울 시민들께서 판단해주실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7재보궐선거 판세’를 묻는 질의에 이 지사는 “저는 유구무언”이라며 “선거법에 말하지 말라고 돼 있어서…”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날 때만 해도 박 후보와 만날 계획 없다고 말했지만, 산책을 마치고선 “인 여사께 오랜만에 인사드리러 갔다가 우연히 만났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인 여사 지역구인 도봉구가 경기도하고 같이 붙어 있는 지역구여서 경기지사와 서울시장이 만나서 잘 해결돼야 할 일들이 많다”며 회동 취지를 설명했고 이 지사는 “경기도 개발 문제하고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들이 꽤 있다”고 부연했다.
이 지사는 ‘또 다음 일정을 위해 마무리 해달라’는 측근의 요청에 “제가 너무 재밌어서 박 후보에게 계속 붙어있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아무 말 없이 박 후보에게 진한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제 손을 꽉 쥐어 주셨다”며 “그 마음이 전달됐다”고 말했고 이 지사는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라고 응했다.
한편 이날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오세훈·안철수·금태섭 범보수진영 3인방이 손을 맞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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