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사관 폐쇄 명령한 말레이시아 정부…쿠알라룸프로 공항으로 가는 북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
21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에 인공기가 내려진 가운데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떠났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의 단교(斷交) 선언과 관련해 19일(현지시각)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48시간 이내 떠날 것을 명령했습니다. 또, 2017년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사실상 폐쇄된 주평양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철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더스타 등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김유성 북한 대사 대리는 떠나기 전 대사관 밖으로 나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 대사 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결과물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 음모의 노골적인 산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말레이시아 당국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지지했다”며 “말레이시아가 무고한 우리 국민을 미국에 인도함에 따라 양국관계의 근간을 송두리째 파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달 초, 쿠알라룸푸르 법원은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56)씨를 불법 자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하여 돈세탁 혐의를 적용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말레이시아가 문씨를 불법 자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한 사건과 관련해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에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2017년 2월 세팡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VX 신경작용제로 피살되면서 외교 갈등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두 나라는 상대국 대사를 맞추방했고, 북한은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전원 억류해 인질로 삼으면서 단교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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