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표’ 들끓는 정치권…“소모품 될 것” vs “힘 합쳐 정권교체”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5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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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여권의 검찰개혁에 반기를 들며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놓고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여당은 윤 총장의 정치행보를 기정사실화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은 반면 야당은 윤 총장에 힘을 실으며 정부·여당을 향한 심판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5일 최고위원회에서 작심한 듯 윤 총장을 난타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윤 총장을 향해 “민주당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었다”며 “(윤 총장의 사퇴는)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총장의 정치 진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사퇴 직전 움직임과 사퇴의 변은 정치 선언으로 보였다”며 “본인 스스로가 검찰총장 재임 시절부터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논란 등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격렬한 시비를 일으키더니 사퇴도 그렇게 했다”고 질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윤 총장은 검찰 역사에서 권력욕에 취해 검찰총장의 직위를 이용한 최악의 총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을 호도하는 윤 총장의 주장은 과대망상 수준”이라며 “윤 총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은 정치 개시를 위해 미리 기획한 행보로밖에 안 읽힌다. 대의에 대한 헌신, 정치에 대한 소명의식 없이 권력욕 하나로 정치해보겠다는 윤 총장은 조만간 정치판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편견, 무책임, 자기도취에 빠진 윤석열식 야망정치의 결말은 뻔하다. 언제나 그랬듯 시대적 소명없는 정치적 결말은 허망하기 때문”이라고 맹공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1년 반 임기를 요약하면 검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과 국민의 약속을 저버린 기간”이라며 “수사-기소 분리가 (윤 총장이 전날 사퇴의 변에서 말한 것처럼) 헌법 파괴라면 국민에게 그런 약속을 한 정부의 검찰총장을 애초에 맡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마지막까지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계산해 사퇴 시점을 정한 모습은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며 “야당발 기획 사퇴 뒤에 누가 있는지 봐야겠지만 그들 적폐 무리와 손 잡아도 (윤 총장은) 소모품으로 이용되고 사라진 이회창, 황교안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은 구밀복검보다 나쁜 구검복밀”이라며 “입 밖으론 검찰주의자를 내세우지만 내심 달콤한 정치적 탐욕을 꾀했음이 드러났다”고 했다.

반면 보수야권은 윤 총장에게 은근한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정부심판론’을 강화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윤 총장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에 사퇴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무너진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이 한날한시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상황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법치파괴 행위를 계속할 것인지 대통령은 국민들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사퇴한 후 접촉한 적이 있느냐’에 대한 말에는 “아직 그러진 않았다. 어제 사직했으니 본인이 시간적인 여유를 갖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상황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회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오랜만에 입을 열고 현 정권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일부 도적들이 주권을 찬탈하고 국민을 노예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권력 찬탈을 위해 온갖 불법과 무도한 일을 벌인다. 대한민국을 좀먹는 무리”라고 했다.

이어 여권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을 겨냥해 “도적을 잡아 국권을 주인에게 돌려줘야 할 공권력을 ‘공중분해’하려고 한다.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전 대표는 “작은 힘이지만 보태야겠다”며 정계 복귀를 시사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 지지자의 많은 기대가 모여 있는 만큼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주시는 역할을 하시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희망”이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윤 총장의 사퇴에 대해 “참 불행한 일”이라며 “본질은 검찰을 없애 권력자 비위 수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윤 총장이 부당한 정권의 폭력에 직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부터 우리나라의 헌법정신, 법치, 국민 상식 또 국가 근본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라며 정권심판 고삐를 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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