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클라우드 통해 디지털 뉴딜 이끌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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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연임 문용식 NIA원장 인터뷰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은 “디지털 뉴딜에서 클라우드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은 “디지털 뉴딜에서 클라우드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해 3월 정부는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추진하면서 1인당 한 주에 2장씩 마스크를 사게 했다. 어느 약국에 재고가 있는지 모르는 국민은 약국에서 긴 줄을 서야 했다. 마스크 공급 상황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해결책으로 떠올랐지만 중앙부처에서 알아보니 시스템 개발에 3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문용식 원장(62)에게 SOS를 치자 문제가 3일 만에 해결됐다.

비결은 민관(民官) 협력이었다. NIA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가진 관련 데이터를 ‘시빅 해커’(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와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 개발자들)들에게 개방해 마스크 판매 현황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만들도록 지원했다.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우리가 어떤 정보를 어떤 형태로 줄 테니 이런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해 놓으라고 미리 주문했습니다. 실데이터를 집어넣기만 하면 바로 되도록 한 거죠. 5000만 국민이 이용할 용량을 감당할 서버가 필요했는데,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이 적극 도와줬습니다.”

뒤에 이 서비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공유돼 유사한 서비스가 나라마다 속속 나왔다.

―최근에는 디지털 서비스 전문 계약 제도에 힘을 쏟고 있는 듯하다.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 시스템 홈페이지. 관련 기관의 심사를 거친 프로그램들이 디지털장터 형태로 소개돼 있다.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 시스템 캡처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 시스템 홈페이지. 관련 기관의 심사를 거친 프로그램들이 디지털장터 형태로 소개돼 있다.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 시스템 캡처
“정부 조달시스템은 필요한 물자와 서비스를 발주, 입찰, 경쟁의 과정을 통해 구매하는 방식인데, 디지털 서비스의 경우 전기 가스처럼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죠. 관련 심사위원회에서 국가기관이 이용하기 적합한 서비스를 사전 심사해 선정하면 필요한 기관이 쇼핑하듯 수의 계약할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로서는 서비스 하나 구매하려면 통상 80일 걸리던 것이 1∼2주 내로 가능해집니다.”

그는 정부가 민간 시장 진흥을 독려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자평한다. 정부의 역할은 효과적인 유효 시장을 만들어내고 민간은 경쟁을 통해 혁신하는 것인데,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역시 클라우드 기반 전문계약제도(G클라우드 프레임워크)를 도입한 영국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 전반의 성장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대거 공공 시장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2012년에서 2018년까지 연간 거래 규모는 167배 늘었고, 이 가운데 70%가 중소기업과의 거래였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시행한 지 4개월여 만에 계약 건수는 71건, 계약액은 1000여억 원에 이르렀습니다(2월 26일 현재). 어느 작은 회사에서 개발한 전자도서관 시스템은 12월에 인증해 올렸는데 지금까지 30개 지자체가 계약했습니다. 성공 사례가 속속 생겨날 겁니다. 민간 기업들의 기대도 큽니다.”

―클라우드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하는데.

“디지털 뉴딜에서 일단은 클라우드의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현재 정부 정보시스템 대부분을 민간 클라우드로 옮기려 합니다. KT, 네이버, NHN 등 10여 개 기업이 의욕적으로 준비 중입니다. 이 사업에 정부는 1조 원, 민간은 더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요. 간혹 보안 문제를 걱정하는데 금덩이를 집에 보관하는 것과 은행 금고에 보관하는 것, 어느 쪽이 안전할까요.”

그는 ‘디지털 뉴딜’ 사업을 최초로 제안한 주인공이다.

“앞으로 1년이 더 중요합니다. 국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시기죠. 디지털 뉴딜을 궤도에 올려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야 합니다. 주요 어젠다로 데이터 경제 활성화와 디지털 정부 혁신, 디지털 디바이드를 해소하는 디지털 포용을 꼽고 있습니다.”

문 원장은 아프리카TV 창립자이고 김근태재단 부이사장,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문용식#클라우드#디지털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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