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매우 똑똑하고 거칠어… 트럼프 방식으론 하지 않을 것”
노골적 수단대신 인권압박 등 시사… 이란 제재 해제 가능성엔 “No”
中외교부 “우리 주권-이익 지킬것”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방영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중국 전략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시진핑 주석에게 우리가 꼭 충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극도의 경쟁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시진핑)가 아는 방식이나 트럼프가 한 것 같은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규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대중국 관세폭탄과 경제적 봉쇄, 대규모 제재 같은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수단을 쓰는 대신에 인권, 민주주의, 지식재산권, 항행의 자유 같은 국제적인 기준을 근거로 중국을 압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매우 똑똑하고 거칠다”며 “비판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있는 대로 말하자면 그는 민주주의적인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신장위구르족과 티베트, 홍콩의 인권운동가 탄압 등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현안들을 놓고 시 주석 개인을 정면 공격한 셈이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아직 시 주석과 통화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와 대화할 상황이 되지 않았다. 그에게 전화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시 주석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언급하면서 “시 주석과 개인적으로 24번인가 25번 만났고 1만7000마일을 함께 여행한 사이로, 그를 꽤 잘 안다”고 했다.

그는 앞서 4일 국무부 첫 방문 때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라고 부르며 “인권과 지식재산권, 글로벌 지배구조에 관한 중국의 공격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후 이 발언을 따로 떼어내 공식 트위터 등에 올리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기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면 베이징과 협력할 준비 또한 돼 있다”고 덧붙였지만 교집합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먼저 제재를 해제할 것이냐’란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이란이 먼저 우라늄 농축을 멈춰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동의를 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핵 협상의 공은 이란에 넘어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 정부가 20% 농도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이란 핵합의(JCPOA)를 이행한다면 미국도 2018년 5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를 선언한 협정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CBS방송 인터뷰 발언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은 미국의 발전을 막지 않고, 미국과 충돌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주권과 발전 이익은 확고히 지킬 것이다”라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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