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억 회분 곧 추가 계약…인도는 세계 첫 아스트라 승인 예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3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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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9억 회분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미국이 제약업체 화이자와 백신 최대 1억 회분을 추가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계약 물량만으로도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집단면역 달성에 필요한 백신을 갖게 된다. 미국은 다른 종류의 백신에 대한 추가 승인도 검토 중이다. 인도는 아스트라제네카, 유럽은 모더나 백신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각국이 백신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화이자가 이 같은 내용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곧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내년 4~6월 중에 화이자 백신 1억 회분을 추가로 요청했고, 화이자는 최소 7000만 회분은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은 화이자(1억)와 모더나(2억),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3억), 존슨앤드존슨(1억) 등 총 9억 회분 이상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미 당국의 승인을 받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계약 물량은 내년 6월까지 총 3억 회분이다. 만약 화이자와 1억 회분을 추가 공급하는 계약이 성사되면 두 제약사의 백신 공급 물량은 총 4억 회분으로 늘어난다. 1명 당 2회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국민 2억 명이 접종받을 수 있는 분량이다. 뉴욕타임스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접종 대상이 각각 16세, 18세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접종 대상은 약 2억6000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이 중 2억 명이 접종을 받으면 77%에 해당한다. 현재 개발 중인 다른 백신들의 임상 시험에 문제가 생겨 추가 백신 공급이 끊기더라도 집단 면역이 가능한 수준이다.

미 행정부는 화이자와 추가 공급 계약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DPA는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물품을 미 행정부가 민간기업에 생산을 지시 또는 지원해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절차다. 트럼프 행정부는 DPA를 적용해 화이자가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한 것이다. 당초 6·25 전쟁 지원을 위해 제정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올 4월에도 이를 발동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생산량을 끌어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신 최고회의’에서도 “미국인들의 백신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DPA를 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인도는 이르면 다음주 영국 제약사 아스트로제네카의 백신을 승인하고 다음달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인도가 이 백신의 승인 결정을 내리면 세계에서 처음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 명을 넘었다.

앞서 유럽연합(EU) 역시 21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EU는 원래 화이자 백신의 승인 여부를 다음주에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겼다. 코로나19 확산에 신음하는 회원국들이 백신 공급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기 때문이다. EU는 다음달 초 모더나 백신의 승인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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