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땅 매각 합의서 서명 전날 말바꾼 서울시

서형석 기자 , 박창규 기자 , 이은택 기자 입력 2020-11-27 03:00수정 2020-1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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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계약시점 특정하지 말자” 요구
대한항공 “자구책 차질 빚을라” 우려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주요 자구책 중 하나였던 ‘송현동 땅 매각’ 합의가 서울시의 입장 변화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26일 대한항공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당초 양측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에 따라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터(3만7141m²) 매각에 이날 최종 합의하고, 합의서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전날 “계약시점을 특정하지 말자”며 입장을 바꾸는 바람에 합의가 무산됐다.

당초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권익위 중재안을 받아들여 서울시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송현동 땅값을 대한항공에 지급하고 LH는 서울시 소유의 다른 땅을 받아서 택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송현동 땅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기한도 내년 4월 30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LH와 맞바꿀 시유지로 서울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서부면허시험장 터가 LH의 공공임대주택 택지가 될 것을 우려한 마포구와 인근 주민의 반발이 이어지면서다. 서부면허시험장은 정부의 8·4부동산대책에서 신규 주택공급 터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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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갑작스럽게 입장을 번복한 건 시의회의 동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며 “계약시점을 특정하지 않으려는 건 시의회의 반대를 방패 삼아 권익위 조정에 따르지 않을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LH와 부지 교환은 합의가 완료돼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권익위가 작성한 조정문에 대한 최종 합의는 추가 협의가 필요해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권익위 관계자는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법정 다툼으로 간다면 조정 절차는 자동 종료된다”며 “우선 서울시가 계약조건 변경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매매계약 자체에 생각이 없어진 건지 진의를 파악해야 향후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이 상태라면 송현동 땅을 10년간 현금화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이 땅에 대해 공원 지정을 강행했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10년이 지나서야 서울시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난 해결을 위해 올해 4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 원을 지원받는 대가로 내년 말까지 2조 원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대한항공으로서는 빨간불이 켜졌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박창규·이은택 기자
#송현동#매각#대한항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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