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단계 첫날…‘300대 확진’에 놀란 시민들 2단계 대응 돌입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19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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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무교동 일대에 거리두기 일환으로 곰인형과 식탁이 설치된 가운데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1.18 © News1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무교동 일대에 거리두기 일환으로 곰인형과 식탁이 설치된 가운데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1.18 © News1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요. 앞으로 마스크는 잘 착용하고 손씻기 같은 개인 위생도 좀 더 철저히 해 예방할 생각입니다.”

19일 0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수도권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되고 전날에 이어 연이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명을 웃돌면서 시민들의 방역 긴장감도 한층 달라진 모습이다.

미취학 자녀 둘을 둔 주부 정민혜씨(41)는 “요즘 뉴스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내용이 연일 보도되고 구(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 걸 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확산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진규씨(38)는 “엊그제 집과 직장만 오가던 친한 친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동료에 의해 근무 중 감염돼 곧바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다”며 “남의 얘기 같았던 일이 주변에서, 또 의외의 상황에서 발생하니 불안하면서도 경각심이 더 커진다. 앞으로 마스크를 올바르게 잘 착용해 가족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혜지씨(40·가명)는 “심하지는 않지만 천식을 앓고 있어서 그동안 호흡이 편한 비말마스크를 끼고 생활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이 정도 수준의 방역마스크로는 위험할 것 같다”며 “불편하더라도 (가장 기능이 좋은) KF94를 대량 주문해 착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방역 강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이후에는 결혼식장·장례식장·학원 등에서 4㎡당 1명으로 인원 제한, 식당·카페·영화관 등 좌석 한칸 띄워 앉기 등을 준수해야 하지만 1단계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0대)는 “1.5단계로 상향된다고 하지만 방역 기준이 생각보다 크게 바뀌는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씨(36)도 “매번 그때 그때 명확한 기준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고 집회 규모를 정하고 식당 열고 말고를 정했던 것 같다”며 “100명 이상 확진자가 넘쳐날 때 이미 집회금지명령을 내리고 1.5단계로 상향했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김미래씨(30대·가명)는 “수능도 있고 지방에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대응이 너무 안일한 것 같다”며 “8월 때는 광화문 집회갔던 사람 중심으로 나왔는데 이번엔 이번엔 산발적으로 여기저기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거 같아서 더 무섭다”며 1.5단계가 아니라 2단계로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모호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대신 2단계로 끌어 올려 상당수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확산세도 조속히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에는 유흥시설 집합금지, 식당·카페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 등 한층 방역 강도가 세진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또 달랐다. 이들은 대체로 1.5단계로 상향한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단계로 올릴 경우 아예 집합금지명령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가게문을 닫아야한다고 말하면서다.

중구에 있는 술집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20대 남성은 “1.5단계로 1평당 1명으로 제한되면 테이블은 그대로 놔둘 것 같긴한데 손님 덜 받아야 해서 만약에 손님 오더라도 영업이 힘들 거 같다”며 “지금보다 매출 떨어지거나 시간 조금 지나면 배달까지 하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2단계로 갔을 때는 완전히 박살이 났었다”며 “그때로 다시 가면 너무나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지금으로서 저희들은 너무 걱정이 심하다”며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집합금지명령이 나오면 아예 가게문을 닫아야하는 말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확진자가 많아져 2단계가 되면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1단계 되면서 약간의 경기회복효과가 있었는데 지금 다시 2단계로 가서 영업금지가 될까봐 우려 중”이라며 “1.5단계로 올린 것은 정부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던 것 같고 방역수칙을 시민들이 준수하고 어떻게든 우리도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힘을 모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주광역시 등은 이날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기존 1단계에서 1.5단계로 조정됐다.

수도권은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기준(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 100명 이상)을 넘어섰고,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광주광역시는 격상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상향 조정 결정을 내렸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는 343명을 기록했다. 전날(18일, 313명)에 이어 연이틀 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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