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도 “코로나 백신 94.5%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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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3상시험서 예방 효능 확인… 영상 2∼8도서 30일 보관 가능”
화이자 이어 ‘게임 체인저’ 기대

16일(현지 시간)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는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시험에서 94.5%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미 대형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9일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임상 3상에서 90%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비록 중간 분석이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달아 긍정적 결과를 내놓으면서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생산 및 접종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모더나는 이날 약 3만 명의 참가자를 상대로 실시한 3상 시험에서 코로나19에 걸린 95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후보 물질을 접종하지 않고 위약(플라시보)을 투여받은 참가자 그룹에서는 90건의 코로나 감염 사례가 발견된 반면, 백신후보 물질을 2회 접종한 그룹에서는 코로나 감염 사례가 5건에 그쳤다는 내용이다. 모더나는 특히 자사 백신을 섭씨 2∼8도에서 30일, 영하 20도에서 6개월 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유통해야 한다. 모더나는 향후 수주 안에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미국인을 상대로 백신 2000만 회분(총 1000만 명)을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으며 우리가 만든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최초의 임상 결과를 얻었다”며 “이 백신이 코로나19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발표가 과학저널이 아니라 회사 측 보도자료를 통해 이뤄졌고, 모더나가 다른 과학자들이 백신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백신의 효력을 신중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나온다.





▼ 모더나 “백신 곧 승인신청… 연내 1000만명분 美공급 계획” ▼

“임상 3상서 94.5% 효과”
화이자 백신보다 유통-보관 용이
전문가 “더 많은 접종 지켜봐야”
NYT “대중보급 내년 봄에나 가능”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백신 연구센터 연구진과 공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올 7월에는 미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다. 18세 이상 미국인 3만 명을 대상으로 절반씩 위약과 자사 백신을 투약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받은 참가자 중에는 5명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증상도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위약을 접종받은 참가자의 경우 9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11명이 위중·중증 환자였다.

임상 3상에서 90% 이상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힌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94.5%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전문가들은 고무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모더나와 함께 백신을 공동 개발한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백신의 효력이 75%만 되어도 만족할 것이라 말해왔고, 90∼95%의 효력을 갖는 백신이 나오기를 바랐지만 기대하지는 못했는데 94.5%라는 수치는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연내 1000만명 분의 백신 공급 계획을 밝혔다.

무엇보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냉장유통이 가능한 백신이라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mRNA를 환자 세포에 직접 투여해 특정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단백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감염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히 2∼8도에서 30일, 영하 20도에서 6개월 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모더나 측은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수준의 초저온 환경에서 보관해야만 효능이 유지되고 냉장고에서 최대 5일간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에서 초저온 상태의 백신 유통망을 갖춘 곳은 없다. 화이자 백신의 대량 접종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유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가 긍정적 결과를 내놓으면서 향후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대량 접종 시기를 조금이나마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것이 중간 결과에 불과하고, 회사 측 발표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접종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임상시험은 진행 중이고, 백신의 효력에 관한 수치도 바뀔 수 있다. 대중에게 널리 보급되려면 내년 봄까지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아형 abro@donga.com·이미지 image@donga.com·조종엽 기자

#코로나19 백신#모더나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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