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품질 교육 보증제’ 도입… 수업의 질 높이겠다”

최예나 기자 입력 2020-11-12 03:00수정 2020-1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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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강의평가서 70점 이하 받은 과목 수업료 일부 장학금으로 돌려줘
‘스마트 강의실’ 구축해 소통 강화… 원격수업에도 학생들 만족도 상승
이동훈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은 강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수업료 일부를 돌려주는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그는 “대학은 고객인 학생에게 고품질 교육을 하도록 애써야 한다”며 “우리의 시도가 다른 대학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 한 해 대학은 원격수업을 많이 했다.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 ‘비교과 프로그램이 아예 없었다’, ‘교수와 소통할 수 없었다’는 학생들 불만이 컸고, 등록금 환불 요구가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서울과학기술대가 파격적인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매 학기 강의평가에서 일정 수준 이하 점수를 받은 강의의 경우 수강생에게 수업료 일부를 장학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 또 내년 신입생부터는 졸업을 하려면 학점 이수뿐 아니라 현장실습, 복수전공·부전공, 자격증, 비교과 활동 등을 통해 일정 점수를 충족하도록 했다. 학부모가 모바일로 자녀의 성적, 교육 과정 등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이동훈 총장(58)은 지난해 11월 22일 취임해 이 세 가지 제도 도입을 추진해 왔다. 교수들의 반발도 컸다. 하지만 이 총장은 미래의 서울과기대 모습을 그리며 준비했다. 4일 서울 노원구 서울과기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학생이 졸업할 때 자랑스러워하는 대학, 학부모가 신뢰하는 대학, 기업체에서 선호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고품질 교육 보증제’를 도입한다는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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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학기 강의평가에서 절대점수 70점 이하를 받은 강의 10개 내외를 대상으로 수강생에게 장학금 형태로 수업료 일부를 반환해줄 방침이다. 현재 서울과기대에 학기당 2500개 강좌가 개설되는데, 이 중 강의평가에서 70점 이하를 받는 게 10개 정도라서 그렇게 결정했다. 금전적으로는 1년에 2억 원 정도가 든다. 요즘 대학들이 재정적으로 어렵지만 절대 그냥 버리는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수들이 각오를 남달리 해서 더욱 열심히 수업할 것이고, 고품질 교육이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도입하려는 이유는….

“우리 교육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서울 유일의 국립종합대이자 이공계열 교육을 선도하는 서울과기대는 1994년 국내 최초로 캡스톤 디자인을 도입해 전국 대학에 확산했다. 우리가 정말 잘 가르친다는 인식을 대외적으로 더 확산시키고 싶다. 내부적으로는 앞으로 더 잘하자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지금도 강의평가에서 일정 점수 이하를 받은 교수는 강의 클리닉을 이수하지만, 그보다 더 강도 높은 변화를 이끌려고 한다. 해마다 수업료를 반환해주는 강의평가 커트라인을 올릴 것이다. 학생들이 악의적으로 특정 교수를 망신 주는 일이 없도록 강의평가 방식은 보완하겠다.”

―1학기에 원격수업을 했는데도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가 높았다던데….

“1학기 강의평가 평균 원점수가 90.74점으로 직전 학기(89.46점)보다 1.28점 올랐다. 강의에 ‘매우 불만족’한 건수는 769건으로 지난해 1학기 1124건, 2학기 968건에서 계속 줄고 있다. 서울과기대는 2017년부터 온라인, 오프라인, 실시간 쌍방향 강의를 결합한 TBL(Triple Blended Learning) 수업을 도입했다. 기존에 쌓아온 인프라와 경험으로 올해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원격수업을 문제없이 진행했다. 올 1학기에 모든 강의가 동영상, 실시간 쌍방향, 오프라인 강의 5주씩으로 진행됐다.”

―어떻게 원격수업을 지원했는지 궁금하다.

“2월에 온라인 서버 확충과 줌(Zoom) 구입을 마쳤다. 또 33개 강의실을 줌 등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스마트 강의실로 변경했다. 새로운 대면수업을 위해 ‘스탠딩 렉처 강의실’도 2곳 구축 중이다. 이 강의실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모두 서 있어야 한다. 칠판이 3면에 있고, 노트북이나 교재를 올려놓을 높은 테이블이 있어서 교수와 학생이 왔다 갔다 하며 수업을 듣고 토론한다. 졸 수 없으니 집중도가 높아지고 혼자만 일어나서 발표해야 하는 부끄러움도 사라져 학습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졸업요건 다양화’는 어떻게 시행하나.

“산업체가 선호하는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2021학년도 신입생부터 졸업 요건을 강화한다. 현장실습, 교환학생, 외국어 성적, 공모전, 창업, 학술지 게재 등을 점수화해서 700점 이상 취득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 학생들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인데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를 위해 1학기 개강 시기를 3월에서 2월 20일 즈음으로 당기고 2학기 개강일은 좀 늦출 방침이다.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려 이때 여러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당장은 학생들이 깐깐한 대학이라고 싫어할지 몰라도 사회에 나가면 ‘아, 그때 학교가 잘 챙겨줬구나’ 할 것이다.”

―연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지원도 커진다고 들었다.

“창의성과 연구력을 보유한 ‘포닥’(박사 후 연구원)을 대거 유치하려 한다. 2021학년도에 인공지능응용학과를 신설한다. 이 학과에 입학하는 학생에게는 석·박사 과정을 포함해 최대 9년간 전액 학비를 지원한다. 또 내년부터 전일제 대학원 석·박사 학생에게 졸업할 때까지 전액 장학금을 준다. 현재 일부 학과에서 3, 4학년 학생 중 대학원에 관심 있는 경우 장학금을 주던 제도도 전체 학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훈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약력
△ 1987년 서울과기대 기계공학과 졸업
△ 1989년 숭실대 기계공학 석사
△ 1993년 숭실대 박사
△ 1995년∼ 서울과기대 기계·자동차공학 교수
△ 2017∼2019년 서울과기대 산학협력단장 및 연구산학부총장, 전국산학협력단장, 연구처장협의회 부회장
△ 2018년∼ ㈜서울과기대 기술지주 이사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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