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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4년 내내 정가 뒤흔든 ‘예측불허 정치’ 마침표…트럼프 패인은?

입력 2020-11-08 18:00업데이트 2020-11-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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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변은 없었다. ‘정치 이단아’의 예측불허 정치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끝내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그는 재선에 실패한 11번째 미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 4년 간 이어졌던 그의 편 가르기 정치와 좌충우돌식 국정운영 과정에 미국인들은 ‘트럼프 심판론’에 표를 던졌다.

●4년 간의 좌충우돌 ‘마이웨이’
미국 정치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4년 내내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던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6년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꺾은 그는 취임 초기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앞세운 대내외 정책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다. 다자주의 질서를 무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형사재판소(ICC) 같은 국제기구를 무력화하는데 집중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협정(JCPO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했던 주요 국제협약도 잇따라 탈퇴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서명을 거부하며 국제사회에서 ‘나홀로’를 자처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주둔 미군을 속속 감축 혹은 철군시킨 데 이어 올해는 유럽의 핵심 동맹국인 독일 주둔미군의 감축까지 강행했다. 이런 사이 미국의 리더십은 극도로 실추됐다.

미국 내에선 불법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겠다며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거세게 충돌했다.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35일)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전국민의료보험은 사실상 폐지했다. 백악과 내 정실주의와 보복 인사, 참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식 의사결정과 변덕스런 정책 추진 과정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트위터로 직접 발신하는 그의 대국민 소통 방식은 혼란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막말, 야당과 언론 비난과 함께 정책성과를 과시하는 ‘폭풍 트윗’을 쏟아냈다. 이에 언론사들은 대통령의 발언 진위를 따지기 위해 잇따라 ‘팩트 체커’를 가동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 분열 양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코로나 위기에 민낯 드러낸 ‘리더십 부재’
그의 재선 캠페인은 한마디로 ‘악재와의 전쟁’으로 정리된다. 그는 재선 논의를 시작하던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 탄핵됐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시켰지만 그는 탄핵에 휘말린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올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연방군 투입까지 불사한 강경 진압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올해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악재 중에서도 최대 폭탄이었다. 최대 성과로 앞세워왔던 미국 증시는 폭락했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만 명, 사망자는 24만 명을 각각 넘겼다.

무엇보다 선거를 불과 한 달 여 남겨놓은 시점에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치명타였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그는 확진 판정 열흘 뒤부터 곧바로 대선유세를 재개하고, 경합주만 하루 두 서너 곳씩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코로나 극복’ 이미지 전달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의 대규모 유세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강한 역풍이 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혼란 상황에서 그의 리더십 부족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CNN은 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 종말의 근원은 ‘미국 첫 리얼리티쇼 대통령’으로서 리더십의 결핍”이라고 지적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부재와 자아도취, 규율과 규범, 법과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대한 경멸 등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트럼프의 리더십이 그를 패하게 한 ‘만성질환’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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