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마윈 소환에 뿔난 중국인들…당국은 분노 여론 ‘삭제’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3일 15시 12분


코멘트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은 웨이보 공식 계정에 마윈이 금융 당국에 소환당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 모두 삭제됐다. (웨이보 갈무리)© 뉴스1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은 웨이보 공식 계정에 마윈이 금융 당국에 소환당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 모두 삭제됐다. (웨이보 갈무리)© 뉴스1
공개 석상에서 금융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했던 중국 최고 부호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결국 당국에 소환당해 질책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은 웨이보 공식 계정에 마윈이 금융 당국에 소환당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후 160여 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모두 삭제됐다.

중국의 ‘창업 신화’로 불리는 마윈은 청년층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베이징 창업 단지인 중관춘에 위치한 창업 카페엔 마윈의 사진이 액자로 걸려있을 만큼 청년층에겐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다.

그를 우상으로 여기는 일부 중국 청년들이 해당 기사에 분노하는 댓글을 달았고, 당국의 검열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마윈 소환 소식을 전한 또 다른 웨이보 게시물에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불려가냐”, “중국이 마윈을 품기엔 너무 그릇이 작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3일 오전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기관은 전날 앤트그룹을 실질적 통제하는 마윈과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를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웨탄’(豫談·예약 면담)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국가의 통제권이 강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공개적인 ‘군기 잡기’다.

인민은행 등은 마 회장 등을 불러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만 밝힌 뒤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마윈이 최근 금융 당국의 감독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되어 불려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